[종합]사격장 무단 반출 산탄총에 男·女 숨진채 발견
【하남·화성=뉴시스】이병훈 이승호 기자 = 18일 오전 9시12분께 경기 하남시 미사동 한 공터에 세워진 이모(62)씨의 소렌토차량 안에서 이씨와 박모(53·여)씨가 산탄총에 맞아 숨져 있는 것을 주민(58·여)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이씨는 차량 뒷자석에 누운채로, 박씨는 조수석에 엎드린채 발견됐으며 각각 왼쪽 가슴과 왼쪽 등에 총탄 상처가 있었다.
뒷 좌석에는 길이 90㎝ 정도의 클레이사격 총(베레타)이 놓여 있었고, 탄피도 2발 발견됐다.
박씨는 검정색 계통의 등산복 상·하의에다 등산화까지 신고있었지만, 등산복 차림이었던 이씨는 왼쪽 신발만 신은채 오른쪽은 양말도 벗겨져 있었다.
경찰은 이씨가 총으로 박씨를 먼저 쏜 뒤 자신에게도 총을 쏴 숨진 것으로 추정했다.
차량 밖에는 이들이 마신 것으로 보이는 소주병 4개가 빈채로 발견됐다.
차량에 있던 산탄총은 이씨가 전날 오후 1시5분께 화성시 한 사설 사격장에서 지인(58) 명의의 총을 빌린뒤 무단 반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격장 관계자는 "클레이 사격 동호회 회장을 지냈던 이씨의 부탁이어서 본인의 총만 출고할 수 있는 규정을 어기고 지인의 엽총을 빌려줬다. 그런데 오후 6시까지 (엽총을) 입고하지 않아 1시간30분뒤 경찰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전날 오후 7시30분께 사격장으로부터 총기 무단 반출 신고를 받고, 기동대 1개 중대와 화성서부·구리·남양주·양평경찰서 등 경력 220여 명을 동원해 수색에 나섰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이달 초 박씨가 이별 통보에도 자신을 괴롭힌다며 협박 혐의로 이씨를 신고했던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이들이 내연관계였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씨가 총을 들고 박씨를 찾아간 것으로 보고 이날 오후 11시40분께 남양주 금곡동과 구리시 수택동에 있는 박씨의 집과 운영하던 호프 집을 확인했지만 아무도 없었다.
이씨와 박씨의 휴대전화 위치 추적에도 나섰지만 각각 이날 오후 3시30분께 서울 풍납동 도로, 이날 오후 6시23분께 구리시 수택동에서 전원이 꺼져 더이상 추적하지 못했다.
다만 이날 오후 7시6분께 이씨의 차량이 남양주시에서 양평쪽으로 이동하는 모습이 도로 CCTV에 찍혀 양평 양수리 일대를 집중 수색했다.
경찰과 별도로 소방서에서 파악한 박씨의 마지막 휴대전화 위치도 18일 오전 1시20분께 양평 양수리쪽으로 추적됐다.
경찰 관계자는 "총기 반출 신고를 접하고 이씨의 서울 집과 박씨의 소재지, 도로 CCTV·휴대전화 위치 추적 등을 통해 파악한 주요 지점에 경력을 집중 배치했지만 이들을 찾아내지 못했다"며 "박씨의 이별 통보에 앙심을 품은 이씨가 총기 사고를 낸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경찰은 목격자와 가족, 도로 CCTV 등을 통해 이씨의 경로와 정확한 사건 경위 등을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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