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연세대 무기계약직 125명 '노조설립'..타대학으로 번지나

2013. 4. 18.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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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표 사립대학인 연세대에서 근무중인 무기계약직원 125명이 '연세대 상근직노동조합'을 이달중 출범 시킴에 따라 향후 대학가에 파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1위 사립대학인 연세대 내 무기계약직원들의 노조 출범으로 향후 타 대학내 비슷한 노조 설립이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고용 안정을 위해 2년 이상 근무한 계약직원의 경우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정년이 보장되는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토록 해왔다.

18일 연세대에 따르면 이 대학 내 125명의 무기계약직원들이 모여 '연세대상근직노동조합'을 설립했다. 연세대 상근직노동조합은 지난 14일부터 서울 신촌캠퍼스 곳곳에 연세대 상근직 노동조합 설립을 알리는 대자보와 현수막을 설치하는 등 본격 활동에 나섰다. 조합원 관계자는 "정규직 직원들의 30~40%도 되지 않는 저임금을 받고 있다"며 노조 설명 이유를 설명했다.

또한 연세대 상근직노동조합은 대학측이 편법으로 임금을 책정해 지급해왔다며 개선을 요구해, 대학측과 마찰이 예상된다. 조합측은 "급여 배정조차 제대로 되지 않아 실험 실습비니 연구지원비니 하는 기타의 운영비를 통해 임금을 지급받느라 노심초사하고 있는 직원들이 매일 불안에 떨고 있다"고 학교측의 개선을 요청했다.

■한양대 '신인사제도' 도입 등 추진

건국대, 한양대, 서강대, 국민대, 한국외대, 성균관대, 고려대 등 나머지 주요 대학들은 연세대의 무기계약직 노동조합 설립 등에 대한 동태만 살피는 형국이다. 이들 대학들의 경우 대부분 무기계약직 전환 인원이 소수에 그쳐 향후 계약직의 고용 안정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다만 지난해 노사간의 갈등이 극심했던 한양대는 가칭 '신인사제도'를 도입해, 오는 8월부터 비정규직의 무기계약직 전환을 확대할 예정이다. 한양대 관계자는 "무기계약직이 2~3명밖에 아직 안된다. 오는 8월 신인사제도를 도입해 정규직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무기계약직 전환 대상은 각 단과대 행정팀에 가장 많다"면서 "각 인원들의 계약 종료되는 시점이 달라서 모두 전환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서강대 관계자는 "무기계약직이 5명에 불과해 노조 설립이 아직 안됐다"고 밝혔다. 한국외대 관계자는 "무기계약직이 아직 초기 단계에 그치고 있다"고 답변했다. 건국대 관계자는 "건대의 경우 무기계약직이 8명 밖에 되지 않는다"면서 "대학들의 경우 인건비 비중이 다른 기업보다 높아서 정규직 전환에 모든 대학이 어려움이 많다"고 설명했다.

■교육부 팔짱만 끼고 있어

대학 내 무기계약직들이 정규직보다 더 많은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도 많지만 임금 및 복지 혜택이 형편 없이 적다는 불만도 팽배해왔다.

교육부는 학교에서 2년 이상 일한 상시근무 직원을 모두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고, 처우를 꾸준히 개선할 방침이지만, 일괄 전환 요구는 현행법에서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비정규직 고용은 각 대학이나 학교와 계약된 사항이고, 노동관계법 적용을 받는다는 이유에서다.

연세대 상근직노동조합은 "정규직의 단순 보조업무가 아닌 단독 주요업무를 수행하고 있지만 정당하고 합당한 처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형평성에 어긋난 급여규정과 제대로 된 체계조차 갖춰 있지 않은 주먹구구식 인사 규정, 병원조차 마음 편이 갈 수 없는 복지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는 2011년 마련한 공공부문 비정규직 고용개선 대책 및 추진지침에 따라 올해까지 비정규직의 무기계약직 전환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의 새 공약에 따라 기간을 2015년까지로 미뤘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공공부문 무기계약직 전환실적은 교육기관의 경우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다. 지난해 기준 전환 목표인원(실제 전환인원)은 교육기관이 1만2295명(1만2820명)로 목표 달성비율 104%로 가장 높았다. 그 뒤로 공공기관 5517명(5116명, 93%), 자지단체 1905명(1772명, 93%), 중앙행정기관 3197명(2361명, 74%)의 순이었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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