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킴스클럽 인수 때도 노조 파괴하려 했다"

남보라기자 2013. 1. 21.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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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분류·감시하고 협의회로 전환 계획 세워

이마트가 2011년 인수한 대형마트 킴스클럽(현 이마트에브리데이) 직원에 대해서도 분류와 감시를 했고, 킴스클럽 내 노조를 없애려는 계획을 세웠던 것으로 드러났다.

21일 노웅래ㆍ장하나 의원실이 공개한 '(킴스클럽) 노동조합 및 인사부문 운영방향' 등 이마트 문건에 따르면 이마트는 킴스클럽 노조를 없애 노사협의회로 전환하는 계획을 세웠다. 노사협의회는 단체교섭권 등을 갖지 않는 노사간 대화기구다.

이마트는 문건에서 '킴스클럽의 비노조 경영문화 정착'과 '모기업(이마트)으로의 민주노총 확산방지'를 핵심목표로 제시한 후 ▦조합원 확대ㆍ비정규직 조직화ㆍ산별화 방지 ▦민주노총을 탈퇴 ▦기업별 노조로 전환을 순차적으로 실행한 뒤 2013년까지 노사협의회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또 조합원을 A, B, C로 분류하고, 노조 활동을 인사와 연계시키려는 계획도 세운 것으로 나타났다. 킴스클럽 직원들이 이마트 직원들과 노조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 받는 것을 원천봉쇄하기 위해 두 직원을 분리하고, 킴스클럽 직원을 하루 종일 감시하기도 했다. 이마트 기업문화팀 A 과장이 다른 인사담당자들에게 보낸 메일에는 "출퇴근 동선: 문화센터 출입구를 통해 입점(이마트 직원들과 출근 동선 분리)" "점심시간: 킴스클럽 교육생 53명 전원 식당 이용. 배식시간 조정해 교육자 전원 퇴식 후 이마트 은평점 사원 식사 진행" "화장실 및 흡연실 이용시: 전일 교육보다 무리지어 다니는 모습들이 자주 눈에 띔" 등 하루종일 킴스클럽 직원들을 감시한 내용이 담겨있다.

현재 이마트에브리데이 노조는 민주노총 산하 소속으로 조합원 수에 변함이 없는 등 노조파괴가 실행되지는 않았다. 신정호 노조위원장은 "인수된 후 사측과 상생하기로 약속한 후 신뢰를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성종 서비스연맹 정책실장은 "노조파괴가 실행되지는 않았지만, 삼성의 무노조 경영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이마트가 이 정책을 쉽게 버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보라기자 rarar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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