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신부가출..결혼업체에 혼인성립 안 된 책임"
울산지법 "국제결혼중개업체 계약 완료 못 해" 손배 판결
(울산=연합뉴스) 장영은 기자 = 국제결혼한 베트남 신부가 보름도 안 돼 가출했다면 결혼중개업체는 혼인의 성립이라는 위임사무를 제대로 끝낸 것이 아닌 만큼 중개수수료 일부를 돌려줘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울산지법은 김모(50)씨가 피고 이모씨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피고는 연대해서 원고에게 중개수수료 일부인 300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6일 밝혔다.
피고들은 국제결혼 중개업체를 운영하면서 2010년 7월 김씨와 국제결혼 중개계약을 체결했다.
김씨는 그해 8월 베트남 현지에서 신부를 소개받아 결혼식을 올렸다.
다음 달 혼인신고를 한 김씨는 2011년 2월 한국에 입국한 베트남 신부를 집으로 데려와 외국인 등록신청을 했다. 그러나 베트남 신부는 곧바로 3월 초에 가출해 베트남으로 출국했다.
김씨는 혼인무효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지난 7월 혼인무효 판결을 내렸다.
김씨는 "신부가 결혼생활이 시작되기도 전에 가출했기 때문에 처음부터 지참금을 목적으로 결혼한 것이고 피고들은 신부가 진정한 혼인의사가 있는지 확인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혼인의 성립이란 국제결혼이 성사된 후 외국인 배우자가 한국에 입국해 실질적인 결혼생활이 시작되는 것을 의미한다"며 "피고들은 공항에서 원고에게 신부를 인계하는 것으로 책임이 종료됐다고 주장하지만 일반적인 물건의 매매, 중개계약과 달리 결혼중개계약은 실질적인 결혼생활이 시작되어 가정을 이루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므로 신부를 인도하는 것만으로 계약이 완료됐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yo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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