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위조부품 파문.. 겨울 전력대란 초비상
잦은 고장으로 가뜩이나 불안한 국내 원자력발전소에 또 하나의 대형 스캔들이 터졌다. 국내 원전에 품질보증서를 위조한 부품들이 대량 공급한 사실이 적발돼 영광 5, 6호기의 가동이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해당 원전의 안전성에 대한 국민 불안이 증폭됨과 동시에, 전력 수급 차질로 올 겨울 사상 최대의 전력난이 예상된다. 정부는 11월 중 초고강도 전력수급 종합대책을 마련해 시행할 계획이지만, 조기 재가동이 이뤄지지 못할 경우 전력난을 피하기는 역부족일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10년 넘게 이 같은 사태를 알지 못한데 대해 관련자들의 무더기 문책 사태가 불가피해 보이며, 원전 해외 수출길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기사 2ㆍ3면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은 8개 원전부품 납품업체가 지난 2003년부터 올해까지 해외 품질검증기관의 품질보증서를 위조해 부품을 납품한 사실을 확인하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5일 발표했다.
위조 보증서를 통해 납품된 제품은 237개 품목 7,682개 제품으로, 8억2,000만원 어치에 달한다. 이들 위조 부품이 사용된 원전은 영광 5ㆍ6호기, 영광 3ㆍ4호기, 울진 3호기 등 5개 원전이다. 정부는 이 가운데 위조 부품이 집중적으로 사용된 영광 5, 6호기의 가동을 올해 말까지 중단하고, 부품을 전면 교체하기로 했다.
이번 사건은 부품업체 직원의 외부 제보로 밝혀졌다. 부품업체들이 공급한 위조 부품은 휴즈, 스위치, 다이오드 등 원전의 기능을 보조해 주는 것들이다. 정부는 이들 부품이 핵심 설비하고는 관계가 없어 방사능 유출의 우려는 없다고 강조했지만, 원전 인근 주민들을 중심으로 안전성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올해 동계 전력 피크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발전용량이 각각 100만㎾급인 영광 5, 6호기의 가동이 중단됨에 따라 전력 수급에도 비상이 걸렸다. 지경부에 따르면 올해 동계 전력 수요가 집중되는 1~2월에는 예비전력이 급감해 230만kW 수준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만약 영광 5, 6호기가 내년 초까지도 가동되지 못할 경우 예비력이 30만kW까지 떨어져 사실상 '블랙아웃' 상태가 올 수 있다. 정부는 이에 따라 이날 전력수급비상대책본부를 설치했으며, 산업용 전기에 강제 절약 목표를 제시하는 등 초고강도 전력 대책을 조만간 내놓을 계획이다.
윤홍우기자 seoulbird@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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