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일만에 복귀 SJM 노동자들 "쌍용차도 우리처럼 되길"

2012. 9. 26. 21:0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겨레] 철조망까지 덧씌워졌던 철문 활짝

260명, 공장 들어서며 기쁨의 눈물

경영진 사과에 "진정성 보여" 화답

"지옥문턱 갔다온 심경 알것 같다"

"정리해고로 고통받는 쌍용자동차 노동자들도 언젠가는 우리처럼 공장 문을 활짝 열고 들어설 날이 올 겁니다."

26일 오전 9시30분께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목내동 자동차부품 제조업체인 ㈜에스제이엠(SJM) 정문 앞. 한때 철조망까지 덧씌워진 채 굳게 닫혔던 철문이 활짝 열리자, 작업복 차림 노동자 260여명이 밝은 표정으로 공장으로 들어섰다. 지난 7월27일 직장폐쇄를 강행한 회사 쪽에서 고용한 '용역 폭력배'에 떠밀려 일터를 떠난 지 62일 만이다. 회사 쪽은 지난 23일 직장폐쇄를 철회했다.

에스제이엠 노동자들은 마치 첫출근하는 신입사원처럼 설레는 마음으로 공장 곳곳을 몇 번이고 둘러봤다. 김영호(49) 전국금속노동조합 에스제이엠지회장은 "지옥의 문턱까지 갔다 살아난 사람의 심경을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그동안의 소회를 털어놨다. 김 지회장은 "멀쩡했던 노사관계를 이토록 어렵게 만들고 노동자들의 직장을 빼앗는 일은 다시는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일방적인 직장폐쇄도 모자라 경비용역업체의 폭력까지 동원했던 회사 쪽은 이날 노조원들에게 공식 사과했다. 회사 경영진은 노조원들에게 "경비용역의 노조원 폭행에 대해 사과드린다"며 "넓은 아량으로 사과를 받아주고 업무에 복귀해서 회사 정상화에 힘써달라"고 말했다. 노조원들은 "경영진의 사과에 진정성이 엿보인다"고 화답한 뒤 복귀를 위한 공장 점검에 들어갔다.

조호준(40) 노조 홍보부장은 "노동자들의 생존권 투쟁을 외면하지 않은 언론매체 등 여러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노사는 적대적 관계가 아니라 상생의 관계라는 당연한 명제를 한번 더 곱씹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노조원들은 이날 시설 점검을 거쳐 27일부터 정상 조업에 들어가기로 했다. 노사는 앞으로 2주 동안을 '평화 기간'으로 정하고 그동안의 갈등을 치유하기로 했다. 양쪽이 제기했던 고소·고발도 실무 협의를 거쳐 취하할 방침이다.

오는 12월 정년퇴임을 앞둔 노조원 이상렬(58)씨는 "노동자들의 일터는 그저 돈 버는 곳이 아니라 삶의 전부"라며 "더는 폭력으로 노동자의 삶을 빼앗고 파괴하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며 "25년 동안 다니며 쌓은 회사에 대한 신뢰가 하루속히 회복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안산/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천안함 사건 해역서 기뢰폭발" 첫 증언 나왔다단기직에 저임금 쳇바퀴…대선 이야기가 낄 틈이 없었다"유신세력 부활 막아달라" 아버지 잃은 아들의 호소'합리적 보수' 윤여준 뺏긴 박근혜쪽 아쉬움의 탄식갤노트2 S펜, 화면 가까이만 대도 '콘텐츠 미리보기'15살 여학생-30살 유부남 교사 '사랑의 도피'[화보] 싸이, '강남스타일 신드롬' 일으키며 입국

공식 SNS [통하니][트위터][미투데이]| 구독신청 [한겨레신문][한겨레21]

Copyrights ⓒ 한겨레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겨레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Copyright © 한겨레.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크롤링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