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볼라벤' 강수보단 강풍위력 거셌다

배민욱 2012. 8. 28.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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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배민욱 기자 = 제15호 태풍 '볼라벤(BOLAVEN)'은 28일 오후 4시께 옹진반도 부근에 상륙해 29일 북한을 지나 중국북동지방으로 이동하면서 36시간 이내에 온대저기압으로 변질될 것으로 보인다.

볼라벤은 2000년 이후 서해상을 따라 북상한 태풍들 가운데 세력이 가장 강했다. 태풍의 진로와 근접한 제주도, 서해안과 남해안을 중심으로 최대순간풍속 30m/s 이상의 매우 강한 바람도 불었다.

또 태풍으로부터 강하게 유입된 수증기가 산간과 해안에서 충돌하면서 제주도, 남해안과 지리산 부근에 200㎜ 이상의 매우 많은 비가 내렸다.

◇2000년 이후 가장 강한태풍 '볼라벤'

볼라벤은 2000년 이후 서해상을 따라 북상한 태풍들 가운데 가장 강했던 태풍으로 기록됐다.

태풍 강도는 중심 부근 최대풍속으로 결정된다. '매우강'(초속 44m 이상), '강'(초속 33∼44m), '중'(초속 25∼33m), '약'(초속 17∼25m) 등으로 나뉜다.

이를 결정하는 기준이 바로 중심기압이다. 바람은 기압이 높은 곳에서 낮은 쪽으로 불고 두 지점의 기압 차이가 클수록 세기 때문이다.

볼라벤은 20일 오후 3시에 발생한 뒤 우리나라에 상륙전후로 줄곧 945~965헥토파스칼(hPa)의 중심기압을 유지했다.

빠른속도로 수도권을 근접한 뒤 북한에 상륙했고 중심기압은 965hPa로 나타났다. 그만큼 시종일관 최소 중형급 태풍 세력을 유지한 것이다.

볼라벤의 강력함은 서해상을 따라 북상했던 태풍과 비교하면 더 이해하기 쉽다. 2000년 이후 서해상을 경유한 태풍은 총 12개다. 이 가운데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기 전 대만, 중국, 일본 등을 경유한 경우를 제외하면 총 7개다.

볼라벤이 나타나기 전에는 2002년 라마순(RAMMASUN)이 가장 강력했다. 중심기압은 978.7hPa로 나타났다. 이어 ▲2000년 프라피룬(PRAPIROON) 980.1hPa ▲2011년 무이파(MUIFA) 982.0hPa ▲2011년 메아리(MEARI) 985.2hPa ▲2012년 카눈(KHANUN) 986.8hPa ▲2010년 곤파스(KOMPASU) 987.6hPa 등의 순이었다.

◇바람태풍 볼라벤…폭우보단 강풍이 더 강력

볼라벤은 바람태풍으로 기억될 정도로 강풍의 위력이 대단했다.

태풍의 예상진로에 근접한 제주도, 서해안, 남해안에서는 최대순간풍속이 초속 40m 이상으로 매우 강한 바람이 불었다. 서해안과 도서지방을 중심으로 순간 최대풍속 50m 안팎의 기록적인 바람이 불기도 했다.

이 때문에 전국 곳곳에서 일 최대 순간풍속 기록을 갈아치웠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역별 순간 최대풍속을 보면 광주 무등봉이 초속 59.5m로 가장 바람이 거셌다. 완도(51.8m/s), 진도(43.6m/s), 장흥(33.9m/s), 천안(24.6m/s), 부여(23.0m/s), 보은(20.9m/s) 등에서 볼라벤이 강풍을 몰고왔다.

초속 15m의 강풍이 불면 건물에 붙어 있는 간판이 떨어져 날아간다. 초속 25m에는 지붕이나 기왓장이 뜯겨 날아가고 순간 최대풍속이 30m면 허술한 집이 붕괴되고 35m일 땐 기차가 엎어진다.

초속 40m의 강풍은 사람은 물론 커다란 바위까지 날려버린다. 초속 50m면 콘크리트로 만든 집도 붕괴시킬 정도다.

특히 태풍과 관련한 각종 집계가 시작된 1937년 이래 볼라벤보다 더 센 바람을 몰고 온 태풍은 고작 한개뿐이다.

역대 가장 바람이 강한 태풍은 2003년 '매미(MAEMI)'였다. 당시 제주에는 순간 최대풍속이 초속 60.0m로 기록됐다. 이어 2000년 태풍 '프라피룬(PRAPIROON)'은 흑산도에 초속 58.3m의 강풍을 몰아쳤다.

2002년 '루사(RUSA)'는 제주 고산에 초속 56.7m의 바람을 2007년 '나리(NARI)'는 울릉도에 초속 52.4m의 강풍을 각각 몰고왔다.

태풍의 진로와 근접한 제주도, 서해안과 남해안을 중심으로 최대순간풍속 30m/s 이상의 매우 강한 바람이 불었을 정도로 볼라벤은 강력한 강풍으로 기록된 태풍이라고 기상청은 전했다.

◇서울 등 중부서 힘못쓴 볼라벤…산간-중부 극과극 강수

당초 볼라벤은 서해상을 따라 북상하면서 전국에 많은 비를 뿌릴 것으로 전망됐다. 볼라벤은 태풍답게 자신의 흔적을 강풍과 폭우로 남겼다.

그러나 볼라벤은 서울 등 중부지역에서 폭우로는 힘을 쓰지 못했다. 실제로 27~28일 주요지역 누적 강수량을 살펴봐도 중부지역에서 폭우로는 별다른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것을 살펴볼 수 있다.

태풍으로부터 강하게 유입된 수증기가 산간과 해안에서 충돌하면서 제주도, 남해안과 지리산 부근에 200㎜ 이상의 매우 많은 비가 내렸다.

제주 윗세오름 740.5㎜, 어리목 573.0㎜, 진달래밭 526.0㎜ 등 제주 산간의 강수량이 500㎜를 돌파했다. 제주 평지도에서는 305.9㎜를 기록했다. 뱀사골 267.5㎜, 성삼재 242.0㎜ 등 지리산 자락에도 200㎜ 넘는 호우가 쏟아졌다.

해남 202.5㎜, 장흥 168.0㎜, 흑산도 149.8㎜, 순천 118.5㎜ 등 호남지방에서도 많은 비가 내렸다.

반면 서울 6.0㎜를 비롯해 수원 2.0㎜, 춘천 3.5㎜, 청주 4.5㎜, 인천 5.9㎜ 등 중부지방은 바람에 비해 빗줄기가 매우 약했다.

바람이 강하다보니 주 강수대가 태풍진행방향의 북서쪽인 서해상으로 밀려나 상대적으로 중부 내륙에는 비가 적었다고 기상청은 전했다.

mkba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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