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인천=연합뉴스) 최정인 기자 = 중국어선 선원중 일부가 우리 배타적경제수역(EEZ)을 침범해 불법조업을 일삼으면서 상습적으로 마약을 투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잠을 자지 않고도 피로를 느끼지 않고 일을 할 수 있도록 일종의 각성제인 '메스암페타민(일명 필로폰)'이란 마약을 복용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인천지검 한 관계자는 26일 "대한민국의 어족자원을 중국 어선들이 싹쓸이할 수 있는 대표적인 이유가 메스암페타민이며, 이에 대한 근본적 대처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12일 벌어진 '이청호 경사 살인사건' 조사과정에서 이런 사실을 밝혀냈다.

당시 중국 선원 쩡모(43)씨는 인천시 옹진군 소청도 남서쪽 87km 해상에서 우리 EEZ을 침범해 불법조업하던 중 단속 나온 해양경찰 10여명에게 나포당할 위기에 처하자, 이청호(42) 경사에게 흉기를 휘둘러 살인한 혐의로 사형을 구형받았다.

법원은 1심에서 쩡씨에게 징역 30년형과 함께 벌금 2천만원을 선고한 바 있다.

쩡씨는 사건 직후 수사당국에 "메스암페타민을 흡입, '심신미약' 상태에 빠져 내 행동에 대해 통제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검찰이 쩡씨의 소집품을 조사한 결과, 그가 소지한 플라스틱 물건에서 메스암페타민 양성반응을 확인했다.

검찰 관계자는 "각성제인 메스암페타민은 심신미약을 불러오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심신을 강화시켜 지치지 않게 하는 성분"이라며 "이를 투약한 뒤 2차 범죄를 저지른 경우엔 가중처벌해야 할 사례"라고 말했다.

검찰 분석에 따르면 중국 어선들의 '어족 싹쓸이 현상' 때문에 우리나라는 천문학적인 비용을 해마다 낭비하고 있다.

실제로 어족 자원이 줄면서 어민들의 생계가 위협을 받자, 정부는 2008년 어선 2천척을 감척하는 대신 보상금으로 1천250억원을 지급했다.

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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