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구미 지역까지 '유독성 남조류' 확산

목정민 기자 2012. 8. 7.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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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수 안전성 우려 가중.. 전국서 악취 민원 속출환경부 '폭염' 타령만

한강 상류인 팔당호에서 시작된 녹조현상이 한강 본류까지 확산되면서 "수돗물에서 흙 냄새가 난다"는 민원이 제기되고 있다. 낙동강에서는 간암을 일으킬 수 있는 유독성 남조류가 경북 구미 인근 지역까지 확산됐다는 조사결과도 나왔다. 녹조현상이 시민의 식수를 위협하고 있다.

인천·경기 등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는 7일 수돗물에서 냄새가 난다는 민원이 잇따랐다. 인천상수도사업본부는 "이달 초부터 수돗물에서 흙 냄새가 난다는 민원을 20건 접수했다"고 밝혔다. 경기 군포·용인·부천시 주민들도 수돗물의 곰팡이 냄새와 흙 냄새로 시달리고 있다는 민원을 잇따라 제기했다.

낙동강에서는 유독성 남조류가 구미지역까지 확산됐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녹색연합은 "지난 6일 낙동강 일대의 녹조현상을 분석한 결과 경북 구미와 칠곡군의 경계 지점에서도 녹조현상이 발견됐으며 샘플을 채취해 분석한 결과 간질환 유발 독성물질을 함유한 마이크로시스티스와 아나베나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유독성 남조류는 세계보건기구(WHO)가 간암을 유발하는 물질로 지정한 독성물질이다.

녹색연합이 칠곡군 석적읍에서 채취한 샘플을 분석한 결과 남조류의 일종인 마이크로시스티스가 1㎖당 최대 7900개, 아나베나는 1㎖당 최대 1500개 발견됐다. 남조류 세포만으로 따졌을 때 조류경보상 '경보' 단계에 해당한다. 환경부는 유독성 남조류의 개수가 1㎖당 500개 이상일 경우 수질예보제 중 '주의' 단계에 준해 관리해야 한다는 지침을 갖고 있다.

구미의 녹조현상은 식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 이번에 녹조현상이 발견된 지역은 구미정수장에서 10㎞ 정도 떨어져 있다. 구미정수장은 녹조 물질을 걸러내는 고도정수 시설이 없다. 녹색연합 황인철 팀장은 "현재와 같은 추세로 녹조현상이 북상한다면 구미정수장까지 다다르는 것은 시간문제"라며 "먹는 물의 안전성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환경단체는 4대강 공사로 낙동강 강물이 정체하면서 조류 발생이 증가했다고 본다. 황 팀장은 "이전엔 낙동강 상류인 경북 안동에서 바다까지 18일이 걸렸으나 4대강 공사로 보가 세워진 현재는 180일이 걸리는 등 유속이 느려졌다"고 지적했다. 한강의 경우는 난개발로 조류의 먹이인 유기물질이 무분별하게 방류됐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반면 환경부는 폭염으로 인한 수온 상승이 주요 원인이며 4대강 공사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남조류는 햇빛이 풍부하고 수온이 높은 곳에서 잘 번식한다는 것이다. 또 고도정수를 통해 걸러내면 식수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 녹조현상이란?

부영양화된 호수나 유속이 느린 하천에 녹조류가 크게 늘어나 물빛이 녹색으로 변하는 현상이다. 겨울에는 규조류, 여름철에는 남조류가 주요 원인이다. 녹조류가 퍼지면 햇빛이 차단되고 물속 산소량이 줄어들어 수생 동식물이 죽을 수 있다. 녹조류 중에는 인체에 악영향을 미치는 유독성 물질을 함유하는 종도 있다.

< 목정민 기자 mok@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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