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진압' 컨택터스, 노조 파괴하려 위장취업까지

2012. 8. 2. 08:2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겨레] 2009년 노사갈등 한성실업

당시 신입사원 6명중 4명이

공장 점거한 용역업체 출신

"주요 협상정보 사쪽에 넘겨"

파업회사 대체인력 공고도

지난 27일 경기도 안산 반월공단의 자동차부품업체 에스제이엠(SJM) 공장에 진입해 농성하던 조합원 수십명을 폭행한 용역경비업체 컨택터스가 앞서 다른 파업 사업장에 자사 직원을 위장취업시키는 등 지능적 방식으로 노조 파괴 작업을 벌여온 것으로 확인됐다. 파업 사업장에 불법 대체인력을 직접 투입하려 한 정황도 새로 드러났다.

충남지역 자동차부품업체인 한성실업의 강현성 노조 지부장은 1일 <한겨레>와 한 전화통화에서 "노사 갈등으로 직장폐쇄가 됐던 2009년 공장을 점거한 용역업체가 어느 곳인지 알아보던 중 신입사원 6명 가운데 4명이 컨택터스 소속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폭로했다.

 강 지부장 등 노조 관계자의 설명을 종합하면, 공장 이전과 우리사주제도 도입 문제로 노조와 갈등을 겪던 사쪽은 2009년 9월 노조의 반대를 무릅쓰고 6명의 신입사원을 갑자기 채용했다. 이들은 입사 직후 노조에 자동 가입됐다. 노조 역시 임금·단체협약 협상과 관련된 주요 정보들을 조합원인 이들에게 교육했다.

 그런데 신입사원들이 입사한 지 한달여 지난 10월22일 아무 쟁의행위도 없는 사업장에 사쪽이 갑자기 용역경비업체 직원 70여명을 투입해 공장 출입문을 통제했고, 곧이어 직장폐쇄를 단행했다. 신입사원들은 이때부터 노조 주최 농성에 참가할 수 없다고 버티거나, 노조가 태업으로 사쪽에 항의하는 중에도 공장에 나와 일하는 등 조합활동을 거부했다.

 강현성 지부장은 "당시 공장에 투입된 용역회사가 어디인지 알아보려 여기저기 뒤지다 컨택터스 누리집 경호원 목록에서 신입사원들의 얼굴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강 지부장은 "당시 노조에 잠입한 신입 직원들이 주요 협상 정보를 사쪽에 넘겼고, 조합활동을 거부하며 노조를 흔들었다"며 "꿈에도 생각하지 못한 치밀한 노조 파괴 수법이었다"고 말했다. 컨택터스 누리집의 경호원 목록은 현재는 삭제된 상태다.

 당시 노조가 이에 대해 사쪽에 항의하자, 경영진은 해당 신입사원들을 해고하고 노조와 합의에 응했다.

 컨택터스가 이처럼 '스파이' 전략을 펼친 데 대해 전문가들은 충격적이라는 반응이다. 한지원 사회진보연대 노동자운동연구소 연구실장은 "용역업체가 노조를 파괴하기 위해 스파이(내부첩자)를 심은 것이 확인된 건 처음"이라며 "이전에도 노동 현장에 용역이 투입되긴 했지만 현 정부 들어 경찰과 정부가 용역업체를 비호하는 상황까지 오면서 거칠 게 없어진 결과"라고 지적했다.

 컨택터스가 최근까지 불법 대체인력을 공급하려 시도한 정황도 드러났다. 이번 사건 이후 폐쇄된 누리집의 옛 기록을 확인한 결과, 컨택터스는 에스제이엠에 경비직원들을 투입하기 직전인 지난 7월 '자동차부품 생산직원 모집' 공고를 내걸었다. 자동차부품회사인 에스제이엠에 투입할 대체인력을 직접 모집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은 파업이나 태업 등이 이뤄지는 쟁의 사업장에 대체인력을 투입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그럼에도 컨택터스는 누리집에서 "파업·태업으로 업무에 차질을 빚을 시 즉시 대체인력을 투입"한다는 사업 내용을 버젓이 홍보해왔다. 이와 관련한 컨택터스의 입장을 들으려 서울과 경기도 양평의 사무실을 수차례 방문했으나, 주요 관계자와 연락이 닿지 않았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파업 진압' 컨택터스, 노조 파괴하려 위장취업까지자고 일어나니 금이 셋…김장미, 송대남, 김지연'신월동 뱀' 범인은 건강원 사장이었다조국의 만남, 김영환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연구위원[화보] 웃음을 참지 않으셔도 됩니다

공식 SNS [통하니][트위터][미투데이]| 구독신청 [한겨레신문][한겨레21]

Copyrights ⓒ 한겨레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겨레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Copyright © 한겨레.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크롤링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