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대포·히틀러 군견..타워팰리스의 '폭력업체'

2012. 7. 29.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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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용역업체 '컨택터스'는

최대 3천명 동원 가능 "민간 군사기업" 자랑

최첨단 장비로 완전무장…"맞아주던 소극대응 탈피"

완전무장한 그들에겐 빈틈이 없었다. 지난 27일 새벽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반월공단 에스제이엠(SJM) 공장에 밀어닥친 용역직원들은 안면보호구·진압복·방패 등을 갖춰 입고 있었다. 진압복과 방패에는 '컨택터스'(CONTACTUS)라는 업체명이 크고 선명하게 새겨져 있었다. 이들을 두고 에스제이엠 노조원들은 "전투경찰보다 더 단단한 장비로 무장한 모습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컨택터스'의 누리집을 보면 "국내 최대 규모 시위진압 장비를 보유한 대한민국 시위·집회 대표 솔루셔너(해결사)"라고 자임하고 있다. "지휘차량·진압차량 각 1대, 버스·방어차량 각 2대"는 물론이고 "독일산 물대포용 수력방어차량(사진)까지 갖추고 있다"는 설명을 사진과 함께 게재했다. 아울러 방패·안면보호구·진압복·곤봉 등도 각 1000세트 구비하고 있다고 과시했다. "시위대 내부의 불법행위를 정확히 채증하기 위해" 항공 채증용 무인헬기까지 갖췄다고 주장했다.

컨텍스터 누리집에는 경비감시견단을 운영하고 있어 시위현장에 '히틀러 경비견'을 투입할 수 있다고 알리고 있다. "야간 기습 시위나 시위대의 시설 침투 점거에 대응한 경비견을 운영하여 더욱 완벽한 벙어망 구축이 가능하다"고 자랑하고 있다. 컨텍스터 누리집에는 또한 "로트와일러는 히틀러 경비견으로 잘 알려진 독일산 경찰견으로 그 우수성이 증명됐으며, 견종 중에서 가장 공격적인 것으로 학자들의 평가를 받은 바 있다"고 적혀있다.

자본금 2억원의 이 업체는 서울 강남에서도 최고가를 자랑하는 도곡동 타워팰리스에 본사를 두고 있다. 서진호 대표는 2010년 보도자료에서 "한 현장에 최대 3000명의 안전관리 용역경비 요원을 투입할 수 있도록 준비를 갖추고 있다"며 "민간군사기업으로 기업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고 홍보하기도 했다. 특히 컨택터스는 "그동안 몸을 대주며 맞아주기만 하던 소극적 대응에서 탈피, 화려한 모습을 적극적으로 보여주는 '어필' 대응으로 현장 대응 방식을 전환해 나가겠다"고 선전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인권재단 '사람'의 박래군 상임이사는 "말이 사설 경비용역업체이지 준경찰 수준의 고도화된 폭력기업"이라며 "지금까지 등장했던 경비 용역업체는 여기에 비하면 피라미 수준"이라고 말했다. 에스제이엠 노조의 한 조합원은 "용역업체가 이렇게 대놓고 자기 과시를 하는 모습은 본 적이 없다"며 "폭력을 휘두르면서 이렇게까지 당당할 수 있나"라고 성토했다. 용역직원들이 휘두른 무자비한 폭력이 입길에 오르자 29일 현재 컨택터스는 자사 누리집을 폐쇄했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사진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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