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끈 얌체 병원..병실은 찜통

정유진 2012. 6. 25.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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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절감 운동 빌미
비용절감 위해 환자는 뒷전
지경부 "병원은 예외 지역"

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6월 25일자 01면에 게재됐습니다.

[이데일리 정유진 기자] 지난 23일 오전 A병원이 위치한 경기도 고양시 일대의 외부 기온은 섭씨 30도에 육박하고 있었다. A병원 내 5인실 병실에는 환자 5명과 간병인 5명에다 면회를 온 환자 가족들까지 더해져 십여명이 좁은 공간에서 연신 땀을 흘리고 있었다. 이같은 현상이 벌어지게 된 것은 에너지를 절감하자는 정부 방침에 이 병원이 적극적으로 동참하면서 냉방기 가동에 인색해졌기 때문이다. 병원 방재실에 문의해보지만 "바깥 기온이 30도를 넘지 않으면 에어컨을 틀지 말라는 게 위에서 내려온 지침"이라는 말만 반복한다.   24일 의료업계에 따르면 일부 병원들은 에너지 절감 운동 참여를 빌미로 냉방기를 제대로 가동하지 않아 환자들과 그 가족들이 더위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자체 건물을 보유한 중급 규모의 병원에서 주로 발생하고 있다. 문제는 병원의 경우 정부의 에너지 절약 방침에 따르지 않아도 되는 상황임에도 비용절감을 위해 냉방기 사용을 자제함으로써 환자들이 자칫 위험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지경부 지침에 따르면 병원은 에너지 절감 운동 예외 지역이다. 이들 얌체 병원에 대한 비난은 온라인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한 인터넷포털의 카페에 아이디 'taijiut'라는 아이 엄마는 "병원이 너무 더워 땀을 삐질삐질 흘리고 있다, 나라에서 28도가 넘지 않으면 냉방기 가동을 못 하게 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A병원의 한 간병인은 "나처럼 건강한 사람들은 아프면 찬물로 샤워라도 할 수 있지만 몸이 성치 않은 환자들은 샤워하기도 쉽지 않다"며 병원의 비이성적인 에너지절약을 비난했다. 한 환자 보호자는 "환자가 욕창이 있어 개인용 선풍기를 틀고 있지만 병실이 더워 엉덩이 계속 담이 찬다"며 "욕창이 심해질까 걱정이다"고 말했다. 온도가 너무 높은 상태에 환자들을 방치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신종환 보라매병원 서울의대 응급의학과 교수는 "몸이 약해 체온조절이 안 되는 환자들이 덥고 습기가 많은 장소에 장시간 방치되면 몸 안에 열이 쌓여 열사병에 걸릴 가능성이 커진다"고 말했다.

열사병은 치료가 늦으면 장기가 회복될 수 없을 정도로 망가져 30~80%는 사망하는 무서운 질환이다. 이밖에 덥고 습한 날씨는 환자의 면역력을 떨어뜨린다. 고온 다습한 날씨는 병원균이 잘 자라 감염 위험도 커질 수 있다.

정유진 (yjju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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