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만원vs397만원, 대학의 다른 등록금

성세희|홍재의 기자 2012. 6. 12.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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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값등록금 집회 1년 후..시립대 제외한 4년제 대학은 등록금 인하율 2%

[머니투데이 성세희기자][반값등록금 집회 1년 후…시립대 제외한 4년제 대학은 등록금 인하율 2%]

(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지난 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새누리당 중앙당사 앞에서 반값등록금 실현을 요구하는 대학생들이 기습시위를 하고 있다.

"억울하다"고 눙쳤다. 서울 시립대학교 도시사회학과 졸업생 김아미씨(28)는 '반값등록금' 혜택을 누리지 못했다. 2009년 마지막으로 낸 등록금은 약 190만원. 다른 대학과 비교하면 '반값'에 가깝지만 자취생활을 하던 김씨가 스스로 감당하기엔 힘든 액수였다. 김씨는 "학기 중에 과외 네 군데를 뛰어 월세 30만원과 생활비 등을 마련했지만 학비까지 감당하긴 어려웠다"며 "장학금을 받을 때도 있었지만 학자금 대출을 받지 않고는 제때 학비를 낼 수 없었다"고 했다.

김씨는 졸업을 앞두고 틈틈이 취업을 준비하느라 토익학원을 다녔다. 밥은 대부분 학교식당에서 해결했지만 끼니를 줄인다고 생활비가 줄진 않았다. 학자금 대출로 빌린 돈은 약 1100만원. 하지만 원금 상환은커녕 이자 내기도 급급했다. 당시 학자금 대출 이자율은 한 해 7.65%. 1000만원을 빌리면 이자만 70만원이 넘는 '고리'였다.

졸업 후 취업에 성공한 김씨는 직장생활을 시작한 뒤 9개월 만에 빚을 청산했다. 돈을 버는 족족 원금 상환에 매달리느라 옷 한 벌 마음 놓고 사 입은 적 없다. 그는 모교에서 반값등록금 시행 소식이 들리자 억울하다면서 기뻐했다.

'반값등록금'은 2011년 모두가 주목한 화두였다. 벌써 1년이 됐다. 당시 '예비 대학생' 10대부터 대학생 부모를 둔 40~50대까지 실현 가능성을 놓고 촉각을 곤두세웠다. 일각에서는 반값등록금 정책을 실행하면 예산 부족으로 재정위기를 초래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지난 재·보궐 선거부터 반값등록금 공약이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가운데 올해 서울 시립대는 반값등록금 1호 대학으로 자리매김했다. 다른 대학으로 확산될 기미가 보이지 않던 반값등록금 정책은 지난 8일 민주통합당이 1호 법안으로 국회에 제출하면서 다시 불씨가 살아났다.

↑ 2012년 서울 주요 4년제 사립대 평균 등록금(좌)과 서울 시립대 각 단과대 등록금 추이 ⓒ대학알리미 & 서울시립대학교

머니투데이는 반값등록금을 시행한 서울 시립대와 다른 서울 4년제 사립대학 등록금 격차를 비교했다. 서울 시내 국립대와 산업대 및 교육대를 제외하고 올해 4년제 사립대학 평균 등록금은 한 학기당 약 397만4100원(인문, 자연계 및 예체능 계열 모두 포함)으로 집계됐다. 반면 올해 서울 시립대 등록금은 약 130만7500원으로 나타났다. 일반 대학의 '3분의 1' 등록금이다.

서울 시립대 경제학과 남만식씨(25)가 내는 등록금은 약 210만원에서 102만2000원으로 줄었다. 남씨는 "마음의 여유가 생겨서 심적 부담이 줄어들었다"고 했다. 총학생회장 김경원씨(26)는 "무엇보다 부모님이 좋아하신다"고 말했다. 환경공학과인 김씨가 올해 낸 첫 등록금은 135만500원. 각 단과대학마다 조금씩 다르겠지만 서울 시립대 한 학기 등록금은 최저 102만2000원 최고 161만500원이다. 만약 인문사회대학에서 8학기 동안 자비로 등록금을 부담한다면 총액은 817만6000원이다.

4년제 사립대를 다니는 대학생에게 서울 시립대는 부러움의 대상이다. 고려대학교 미술대학 재학생 손지연씨(26)는 한 학기 등록금이 약 500만원에 달한다. 미술학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받는 돈은 한 달에 65만원. 손씨는 "반값등록금이 된다면 학비 부담을 덜고 더 학업에 열중할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동국대학교 경영대 재학생 유승현씨(28)가 내는 등록금은 350만원. "밥만 먹고 산다"는 유씨는 한 달 용돈으로 25만원을 쓴다. 월세로만 55만원을 내는데다가 취업 준비로 다니는 학원에 다달이 10만원씩 쓰는 그는 용돈을 늘릴 여유가 없다. 인문대 소속 김미연씨(23)가 내는 등록금도 약 350만원. 그나마 김씨는 집에서 학교까지 통학하는 '행운아'로 월세를 내지는 않는다.

이화여자대학교 사회계열에 재학 중인 송모씨(21)는 안 해본 아르바이트가 손에 꼽을 정도. 방학에 송씨는 호프집에서 시급 5000원을 받고 매일 저녁 8시부터 새벽 3시까지 쉬지 않고 일했다. 한 달에 손에 쥐는 돈은 고작 70만원 남짓. 그는 사회계열이라 '다행히' 학비가 380만원이라고 귀띔했다. 지난 학기에는 장학금을 받았지만 평소 학비를 벌어 충당하려면 학기 중에도 쉬지 않고 일해야 한다.

송씨는 반값등록금이 되길 학수고대한다. 그는 "방학 때 여행을 다녀오는 게 소원"이라며 "반값등록금이 된다면 부모님께 생활비와 교재비를 손 벌리지 않아도 되고 자기계발을 할 수 있겠다"는 소망을 드러냈다.

그러나 올해 전국 4년제 대학 평균 등록금 인하율은 4.48%에 그쳤다. 지난해 교육과학기술부가 등록금 인하율을 5%로 권고했지만 사립대 가운데 이를 지킨 대학마저도 없었다.

서울 주요 4년제 대학 등록금 인하율은 경희대학교가 2.8%로 그나마 가장 높았고 이화여대 2.67%, 중앙대 2.5% 등 2% 선이었다. 연세대학교는 1.49%에 그치며 올해 한 학기 등록금 428만1500원을 기록해 전국 2위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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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성세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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