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환경 안전성 국제 검증"삼성, 반도체 공장 왜곡 홍보

2012. 4. 25.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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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작업 환경과 질병 연관 낮다'는

인바이런사 학술자료 '아전인수'

미국 산업안전 컨설팅 업체인 인바이런사가 국제학술대회에서 삼성반도체 작업환경과 백혈병 발병의 관련성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한 것을 두고 삼성전자가 근무환경의 안전성을 국제적으로 '검증' 받았다고 왜곡 홍보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인바이런사는 삼성전자의 의뢰로 반도체 공장 근무자들의 발암물질 노출 정도와 백혈병 발병 사이의 관계를 조사해왔으며 지난 3월21일 멕시코 칸쿤에서 열린 국제산업보건위원회(ICOH) 학술대회에서 2개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발표 다음날 삼성전자는 '반도체 생산라인 작업환경과 질병의 연관성이 낮다'는 인바이런사 연구 결과를 전하는 보도자료를 냈다. 특히 삼성전자는 이 보도자료에 '산업보건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국제학술대회를 통해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라인 근무환경이 이상이 없다는 인바이런사 재조사 내용을 검증받았다'는 문구를 넣었다. 이후 국내 일부 언론사는 관련 기사를 보도하면서 '삼성 반도체 공장 안전성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제목을 달기도 했다.

그러나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반올림)은 25일 서울 중구 전국금속노동조합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삼성전자 보도자료 내용을 반박했다. 반올림은 그 근거로 국제산업보건위가 지난 16일 백도명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에게 보낸 공식 서한 내용을 공개했다. 당시 학술대회에 참석한 백 교수가 삼성전자 발표에 의문을 갖고 국제산업보건위에 질의를 하자, 국제산업보건위가 "우리 학술대회는 전문가들의 지식과 경험을 나누는 장일 뿐, 이 자리에서 발표되는 연구 결과를 검증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라는 답변을 했다는 것이다.

이날 기자회견에 나온 백 교수는 인바이런사 연구의 신뢰성에도 문제가 있다고 평가했다. 백혈병 등은 잠복기를 거쳐 일정 기간 이후에 발병되므로 과거의 작업 환경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인바이런사는 최근 시점을 기준으로 문제가 된 작업장에서의 위험물질 노출 수준을 측정해 삼성이 제공한 자료만을 바탕으로 과거 상황을 추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백 교수는 "인바이런사 연구 결과는 법원에 삼성의 입장을 대변하는 의견서를 내기 위한 자료인 것 같다"며 "학술대회에서도 인바이런사 쪽이 정해진 시간을 초과해 일방적으로 발표를 진행했고, 제대로 된 질문을 할 시간도 남기지 않은 채 마이크를 끄면서 발표가 종료됐다"고 전했다.

보도자료 문구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인바이런사 조사 내용을 전문가들에게 발표하고 토론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인정받았다는 의미로 언급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박현정 김소연 기자 sar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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