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용 차장 경찰청장 내정 왜?..조직안정-국민신뢰회복 '과제'

배민욱 2012. 4. 16.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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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배민욱 기자 = 경기 수원 20대 여성 납치살해사건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난 조현오 경찰청장을 대신해 김기용 경찰청 차장이 경찰총수에 내정됐다.

이에 따라 올해 초 치안감(경찰청 경무국장)에서 치안정감(경찰청 차장)으로 승진한 김 내정자는 불과 4개월만에 경찰청장 자리까지 오르는 등 고속승진을 하게 됐다.

김 내정자가 신임 경찰청장으로 임명되면 지난 1993년 경찰청 차장에서 경찰청장으로 승진한 김화남 전 경찰청장 이후 2번째 경찰총수가 된다.

◇김기용 차장 경찰청장 내정…이유는?

당초 조 청장의 빈자리는 이강덕 서울경찰청장이 채우게 될 것으로 유력했다.

실제로 청와대는 조 청장이 사의를 표명한 이후 경찰대 1기 출신으로 경찰내 신망이 두터운 이 청장을 일순위로 염두에 뒀다. 경찰 안팎에서도 이 청장이 차기 경찰청장이 될 것이라는데 의심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

그러나 제19대 총선을 앞두고 민간인 불법사찰이 폭로되면서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킨 데다 청와대와 국무총리실이 개입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어 청와대로서는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시 이 청장은 청와대 공직기강팀장으로 일했다.

청와대도 막판까지 이 청장의 승진 카드를 놓고 고심했지만 결국 뜻을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쪽도 이 청장의 경찰청 입성에 대한 반응이 좋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차기 경찰청장 후보군들의 면면이 그리 화려하지 않다는 점도 변수로 작용했다. 유력했던 이 청장이 정치적인 문제로 차기 청장 순위에서 멀어지자 그나마 찾을 수 있는 대안은 김 차장 뿐이었다는게 경찰의 내부의 분위기다.

12월 대선을 앞두고 정권 말기에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는 사람은 김 차장이 적임자라는 평이다. 원만한 성격으로 직원들과의 화합은 물론 조직을 잘 이끌어 신망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 그의 세평을 통해서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김 차장이 내정되면서 청와대가 총선 승리를 이끌어낸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과의 관계 복원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도 흘러나오고 있다.

◇김기용 내정자 조직안정-국민신뢰 회복이 과제

김 내정자는 넘어야 할 산도 많고 해결해야 할 과제도 한두가지가 아니다.

일단 김 내정자는 흐트러진 경찰 조직을 단시일내에 추슬러야 하는 중책을 맡았다. 무너진 경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데도 사력을 다해야 한다.

최근 경찰의 모양새는 이만저만이 아니다. 수원사건의 대응미숙과 경찰의 비위 등이 잇따라 터지면서 경찰은 곤경에 빠져있다.

수원사건 수사와 관련해 경찰의 무능함과 사건축소, 은폐, 거짓해명 등이 확인되면서 경찰은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다.

이른바 '룸살롱 황제'로 불린 강남 유흥업소 업주 이경백(40·수감중)씨와 경찰의 유착비리가 다시 도마에 오르는 등 경찰은 비위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김 내정자가 위기에 빠진 경찰조직에 구원투수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되는 부분이다.

김 내정자의 의지는 강하다. 그는 16일 오후 서울 미근동 경찰청사에서 열린 경찰위원회 참석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어렵고 민감한 시기에 경찰청장에 내정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신속하게 국민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수원 납치살해사건과 관련해 "경찰의 위기상황인 만큼 떨어진 경찰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우려스러운 부분도 있다. 되레 조직이 흔들릴 수 있다는 불안감도 내포하고 있다.

김 내정자가 총선 출마를 위해 지난해 말 사퇴한 박종준 전 차장 후임으로 치안정감에 오른지 4개월만에 다시 한 계급 승진해 치안총수가 되는 부분 때문이다.

경찰의 수장이 불과 몇개월만에 초고속 승진하는 형식으로 내정되는 상황자체가 인사의 적절성 여부를 두고는 뒷말이 오고 갈 수밖에 없다.

초고속 승진에 따른 경찰 수뇌부의 연쇄이동이 불가피해 조직이 흔들리는 고질적 현상이 이번에도 반복될 수 있다는 지적을 흘려들 수만은 없어 보인다.

mba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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