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유기견 50여마리 포획한다

2012. 3. 27.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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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생태계 보전·탐방객 안전 위해

공단 "보호자 없으면 안락사"

동물단체 "불임수술뒤 방사를"

북한산국립공원 정상부에 유기견 50마리가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이 포획 작업을 시행 중이지만 동물보호단체는 포획된 유기견이 곧 안락사되는 만큼 신중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27일 "최근 2~3년 사이 북한산 능선 주변에 사는 유기견 50여마리까지 불어난 게 확인됐다"며 "북한산 고유 생태계 보전과 탐방객 안전을 위해 포획틀과 마취총을 이용해 유기견을 포획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북한산에 사는 것으로 추정되는 개들은 모두 50여마리. 국립공원관리공단은 2010년 포획 작업을 개시해 그해 9마리, 2011년 34마리, 올해 20마리를 잡았다. 잡힌 개들은 동물구조관리협회에 인계돼 일정 시간이 지나면 안락사된다.

 개들은 어떻게 북한산에 올라가게 됐을까? 양해승 국립공원관리공단 환경관리부 차장은 "사람들이 북한산에 버리고 간 개들이 자체 번식한 것으로 보인다"며 "시베리아 허스키 등 대부분 처치가 곤란해 버려지기 쉬운 대형견들"이라고 말했다. 동물보호단체는 최근 들어 은평뉴타운 등 북한산 주변에 재개발 현장이 늘어나면서, 유기견들이 대거 유입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재개발이 이뤄지면 유기견들이 대량 발생된다.

 개들이 주로 발견되는 곳은 대남문, 탕춘대 능선, 대동문 등 정상 등 고지대다. 양해승 차장은"탐방객들이 정상에 올라가 점심을 먹기 때문에 개들이 이 주변에서 먹이를 구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직 개들은 북한산 야생에 완전히 적응하진 못한 것으로 보인다. 양 차장은 "주로 탐방객들이나 사찰에서 나온 음식물을 먹지만, 소형 설치류를 먹는 건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공단은 반려동물의 공원 출입이 통제되는 만큼 앞으로 있을 수 있는 생태계 교란을 막기 위해 포획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동물보호단체는 재개발 현장의 유기견 발생 방지 방안을 세우는 등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북한산 주변 유기견 발생을 막지 않는 한 잡아도 또 들어올 것이라는 주장이다.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는 "피해 사례도 보고되지 않았는데도 무조건 포획해 안락사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불임수술 뒤 방사하는 등 다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사진 국립공원관리공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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