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내가 분통 터지는데 실제 당한 사람들은.. "

2011. 9. 17. 0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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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핑 받으러 온 것 아니다" 회의실로 자리 옮겨"당신들은 잘 먹고 잘 자고… 수요자 생각 안 해""여러분의 수준은 형편없다, 후진국 수준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16일 전력거래소와 한전을 불시에 방문해 전날의 정전 사태와 관련, "당신들은 잘 먹고 잘 자고 전기수요가 올라가니까 끊어버리겠다고 이런 생각으로 일하는 것 아니냐"며 호되게 질책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병원과 엘리베이터, 전기로 작업하는 중소기업에 무작위로 (전기를) 끊는다는 것은 기본이 안 된 것"이라며 "수요자가 어떤 피해를 입을까 생각하지 않은 것"이라고 질타했다. 또 "내가 분통이 터지는데 실제 당한 사람들은 얼마나 속이 상하겠느냐"고 분노를 있는 그대로 드러내기도 했다.

이날 저녁 이 대통령의 한전 본사 방문은 예정에 없던 것이었다. 전날 발생한 전국적인 대규모 정전 사태로 급박하게 돌아가는 민심을 반영한 것이었다.

이 대통령의 굳은 표정은 한전 방문을 끝내고 청와대로 돌아올 때까지 풀리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처음에 전력거래소가 준비한 브리핑실로 안내됐지만 "나는 여기 브리핑 받으러 온 게 아니다"며 옆에 있는 한전 본사 11층 대회의실로 자리를 옮겨 회의를 열었다. 이 대통령은 전력거래소와 한전이 정전 사태에 대해 준비한 보고를 받는 것도 생략하고 곧바로 회의를 주재했다.

이날 회의에는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 김우겸 한전 부사장, 김종신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전력거래소 및 동부∙서부∙남동 발전소 사장 등이 참석했다.

다음은 이 대통령과 지식경제부, 한전, 전력거래소, 발전소 책임자들의 주요 문답 내용.

이 대통령 : 어제 일어났던 일들에 대해 한전 입장에서 얘기하고 거래소 입장에서 얘기해 달라. 구체적으로 뭐가 잘못됐는가. 막연하게 하지 말고 두루뭉술하게 하지 말고, 한전이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거래소는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지경부에서도 얘기하고 한전에서도 얘기하라.

김우겸 한전 부사장: 정전이 발생하면서 대국민 홍보 사항이 제대로 전파되지 않은 점이 있다. 그런 점에서 홍보에 문제가 있었다.

이 대통령: 한전 담당자에게 얘기할 책임이 없는가. 규정상 그런 것 없나. 자기 마음대로 (전력 공급을) 자르고 해도 되는 건가.

김 부사장: 전력거래소에서 그런 것을 한다.

이 대통령 : 이번에 한전이 하는 건 뭔가.

김 부사장: 전력 수요가 많아져서 조절을 해나가는 부분에 대해 전력거래소 요청을 받아 사전에 조정했다.

이 대통령 : 요청을 받아 끊기만 하면 되는 건가. 거래소에서 단전하라고 하면 단전하느냐. 매뉴얼 상 단전 전에 해야 할 뭐가 없나.

김 부사장: 사전에 홍보하게 돼 있다. 이번은 워낙 계통이 급박하게 돌아가는 상황이어서 사전 조치를 못했다.

이 대통령 : 그런 경우 단전을 자기 맘대로 해도 되는가.

김 부사장: 단전이 늦어지면 전국 계통이 무너지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어서 그 부분에 대해선 전적으로 전력거래소 지휘를 받게 돼 있다.

이 대통령 : 그럼 한전은 지휘를 받고 단전만 하면 되나.

김 부사장: 사후에라도 언제까지 정전된다, 정전 원인은 뭐라고 알리는 것을 시행했어야 했다.

전력거래소 관계자: 수요와 공급을 비교해서 위험한 수준에 왔다면 단전을 지시한다. 마지막 조치를 취해서도 안 되면 비상 단전을 한다. 어제 거기에 해당됐다. 사전에 예방정비 계획을 1년 전에 짜게 된다. 9월 9일 하계 수급이 지나면서 방만하게 운영한 잘못이 있다.

지경부 에너지자원실장: 지경부는 전력수급체계 관리감독 책임을 지게 돼 있다. 이번 사태 와 관련해 첫째 보고체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 늦게 보고 받았다. 매뉴얼상 위급 사태가 닥쳤을 때 시스템 다운을 방지하기 위해 기술적 측면에 치우쳤다. (단전에) 들어가기 전 경찰, 소방방재청, 방송국 등 관련 기관과 유기적 체제 미흡해서 국민 불편과 수요 예측에 대해 충분히 파악하지 못했다.

이 대통령: 담당 장관이 와서 여러분과 얘기하면서 해도 되는 일이긴 하지만 내가 오늘 여기 온 이유가 있다. 이렇게 해서 피해가 많이 났는데 아마 여러분은 국민들의 피해 보상 문제가 나오면 (금액이) 얼마 안 될 것이라고 (안이하게) 생각할 것이다. 기본을 지키면 이런 문제가 일어날 수 없다. 국민들은 과거와 달리 매우 성숙해 있다. 전기 소모를 줄여달라고 하면 (국민들이 협조해서) 5%, 10% 줄이는 건 일도 아닐 것이다. 국민들은 준비가 돼 있다. 여러분의 수준은 형편 없는 수준이다. 후진국 수준이다. 내가 이런 얘기를 해도 부끄럽다. 이런 실수는 국민들에게 정부가 고개를 들 수 없는 것이다. 부끄럽고 미안하고 죄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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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국기자 d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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