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 복숭아나무 그냥 베어버렸습니다

2010. 4. 30.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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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사암리 과수원 복숭아나무 베어낸 함종목씨(춘천=연합뉴스) 이상학 기자 = "이상기온으로 복숭아를 도저히 재배할 수 없어 그냥 베어버렸습니다"

최근 이상저온으로 과수의 언 피해(동해)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30일 강원 춘천시의 복숭아 재배 주산지인 동내면 사암리에서 애써 가꿔온 복숭아나무 150여 그루를 베어낸 함종목(57)씨의 말이다.

지난 겨울 혹한이 계속된데다 최근 기온도 작년 같은 시기에 비해 2도 가량 낮은 저온현상이 이어져 복숭아 생산에 차질이 발생, 도저히 수지타산이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땅을 빌려서 재배를 하고 있는데 올해는 동해 피해를 입어 재배를 포기했다"며 "다른 작목을 심을지 등을 고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강원지역의 경우 추위에 약한 복숭아나무에 피해가 집중되고 있다.최근 이 일대 농민들은 묘목을 심어 정성스레 가꾼 복숭아나무들이 개화기를 지나도 꽃을 피울 생각조차 하지 않자 재배를 포기하는 등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신동농협 작목반연합회 지찬주 회장은 "지난해 4월 18일께 꽃이 만개한 것에 비하면 올해는 거의 죽은 상태나 다름없다"며 "기습한파가 몰아쳐 복숭아 재배를 포기하는 농민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농민 이경연(43.여)씨는 "지금쯤이면 한창 열매를 솎는 시기인데 어제 아침에는 살얼음까지 얼어 아예 손을 놓고 있다"며 "우리마을 복숭아 재배 200여 농가 중 80% 가량은 피해를 보았다"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춘천시는 현재 피해조사를 벌이고 있지만 복숭아의 경우 전체 270여ha 가운데 동해가 발생해 나무가 얼거나 꽃눈이 얼어붙는 피해를 당한 면적만 37% 가량인 100여ha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원주의 경우 피해는 더 극심해 재배면적 308.5ha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150.9ha에서 동해가 발생했다.

게다가 앞으로 일조량 부족과 저온현상이 계속되면 복숭아는 물론 벼, 토마토, 감자 등 다른 농작물까지 생육에 지장을 받을 것으로 예상돼 농민들의 마음은 타들어가고 있다.

도내 최대 곡창지대인 철원에서는 상당수 농가가 못자리 설치를 끝내고 모가 자라기가 기다리고 있지만 일부에서 발육 부진 현상이 발생하는 등 본격적인 모내기를 앞두고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서면에서 봄감자를 재배하는 홍종헌(69)씨는 "감자는 저온성이라 이번 이상기온에 따른 피해가 비교적 덜하지만 최근 일주일 정도 싹이 늦게 올라오는 등 이상 징후를 보여 앞으로 날씨를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라고 걱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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