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화장실 '훔쳐보기'만 하면 성범죄 아니다?
현직 초등학교 교사인 A씨(29)는 최근 주거침입죄 혐의를 받고 경찰에 의해 입건됐다. A씨는 지난 16일 오후 수원시 팔달구의 한 아파트 상가 3층 여자화장실에 숨어들어 용변을 보던 여성들을 훔쳐보고 소리를 듣는 등 변태적인 행동을 하다 적발돼 현장에서 붙잡혀 경잘에 넘겨졌다.
경찰에서 A씨는 "성적인 호기심으로 여자화장실에 들어갔다"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A씨에게 적용된 혐의는 '성범죄'가 아닌 '주거침입죄'였다.
이처럼 여자화장실에 숨어들어 여성들을 훔쳐 보다 붙잡힐 경우에는 현행법으로 성범죄 혐의 적용이 불가능하다. 이에 대책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성범죄가 갈수록 다양해지면서 여성들만의 공간인 여자화장실도 더 이상 안심할 수 없는 장소가 됐다. 여자화장실 옆칸에 숨어 휴대전화나 카메라로 몰래 용변보는 모습을 촬영하고 심지어 인터넷에 유포하는 경우도 있다. 이같은 경우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 특례법을 적용받아 5년 이하의 징역,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게 된다.
하지만 여자화장실에 숨어들어 여성들을 훔쳐보거나 소리만 듣는 경우엔 성범죄가 아닌 주거침입죄가 적용된다. 현행법에서는 단순히 훔쳐보는 행위는 성범죄로 규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주거침입죄는 사람이 주거ㆍ관리하는 곳에 침입하거나 이 같은 장소에서 퇴거의 요구를 받고 응하지 않을 경우 적용되는 죄다. 성범죄와의 관련성이 없고 처벌도 상대적으로 약하지만 현행법 하에선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많은 사람들은 이같은 상황에 대해 이해하기 힘들다는 의견이다. 직장인 최주은씨(가명ㆍ26)는 "사진으로 찍어서 보면 성범죄고 눈으로 직접보면 성범죄가 아니라는 현행법은 어불성설인것 같다"고 비판했다. 직장인 박진영씨(26ㆍ가명)는 "그럼 여탕이든 탈의실이든 훔쳐보기만 하면 괜찮다는 뜻인가"라며 "현행법이 이럴줄은 생각도 못했다"라고 전했다.
네티즌들 역시 "변태짓하라고 대놓고 멍석을 깔아주는 법이다", "눈으로만 보면 적용안된다니..무슨 이런 법이 있느냐"고 꼬집었다.
한국성폭력상담소의 김다미 활동가는 "이런 문제로 상담을 요구하는 사례가 있었다"며 "사회적으로는 성추행에 해당된다고 여겨지는 것들도 관련법의 부재로 처벌할 수 없는 경우가 많은 만큼 관련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umw@fnnews.com 엄민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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