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회식 도중.직후 발생한 사고도 '재해'"

2008. 12. 10.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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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한승 기자 = 회사원이나 공무원이 회식후 귀가하거나 회식중 잠깐 휴식하려다 사고가 발생해 다치거나 숨졌다면 업무 또는 공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잇따라 나왔다.

대법원 제1부(주심 전수안 대법관)는 홍모(40)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요양불승인처분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0일 밝혔다.

전산시스템을 관리하는 H사에 근무하는 홍씨는 2006년 5월 중순 오후 10시께 거래처 직원들과 회식을 마친 뒤 지하철을 타고 귀가하다가 역사 선로 위에 떨어져 전동차와 충돌하면서 오른쪽 팔이 절단됐다.

홍씨는 산업재해보상 보호법에 따른 요양신청을 했으나 근로복지공단은 사업주의 지배 관리 하에 있었던 재해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홍씨는 이에 불복, 소송을 제기했다.

1ㆍ2심은 "홍씨는 회사를 대표하는 자격이 아니라 개인 자격으로 회식에 참여했고 혼자 지하철을 타고 귀가하다가 승강장에서 떨어져 다쳤다"며 "사업자의 지배나 관리를 받는 상태에서 발생한 사고에 해당된다고 볼 수 없다"며 원고 패소 판결을 했다.

대법원은 그러나 "홍씨가 회식에 참석한 것은 거래처 직원들을 접대하기 위한 것으로 업무수행의 일환 또는 연장"이라며 "회식자리에서의 음주가 직접 원인이 돼 사고를 당한 만큼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며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

대법원 제1부(주심 전수안 대법관)는 또 이모(57.여)씨가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보상금 부지급처분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이씨의 남편 임모씨는 2007년 1월말 지방의 한 공무원으로 근무하다 2차 회식자리인 노래방에서 바람을 쐬려 잠시 바깥에 나갔다가 비상계단에서 발을 헛디디면서 건물 아래로 떨어져 숨졌다.

이씨는 그해 3월 남편 사망이 공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며 유족보상금 지급을 청구했으나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은 2차 회식자리는 공적인 행사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유족보상금을 지급하지 않았고 이씨는 이에 불복, 소송을 제기했다.

원심은 "다른 직원들이 노래를 부르고 있는 사이 밖으로 나갔다 추락해 숨진 것은 공무를 수행하기 위한 회식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의 범위 내에 있지 않다"며 "임씨의 사망과 공무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그러나 "회식은 소속기관의 지배나 관리를 받는 상태에 있고 임씨는 회식 자리에서의 음주가 직접 원인이 돼 사고를 당하게 된 것"이라며 "공무상 질병 또는 부상으로 인한 사망에 해당한다"며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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