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2458억 들인 경인아라뱃길, 화물선은 없고 유람선만 '둥둥'
2조2458억원을 들여 건설된 경인아라뱃길이 오는 25일 공식 개장될 예정이다. 경인아라뱃길은 수도권 물류혁명을 목표로 조성했지만 유람·관광선만 운항될 뿐 화물선은 찾아보기 어렵다.
게다가 한국수자원공사와 인천시는 경인아라뱃길 개장 후 공공시설 인수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수공은 교량 4곳과 남·북측 도로, 공원 등 공공시설들을 인천시에 인계할 예정이지만 인천시는 시설물 관리비가 연 50억원 이상 소요된다며 정부가 비용을 보전해 주지 않으면 인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수공은 한강과 서해를 잇는 한국 최초의 내륙 뱃길인 경인아라뱃길이 2009년 첫 삽을 뜬 이후 3년 만인 오는 25일 개통된다고 지난 17일 밝혔다.
오는 25일 개장식을 갖는 경인아라뱃길에 유람선이 운항하고 있다. 자전거도로에는 시민들이 자전거를 타고 있다. | 한국수자원공사 제공
경인아라뱃길은 지난해 10월29일부터 시험 운항을 해 왔다. 인천 서구 오류동과 서울 강서구 개화동을 잇는 경인아라뱃길은 주운수로 길이 18㎞, 수심 6.3m로 최대 4500t의 선박이 다닐 수 있다.
경인아라뱃길에는 244만㎡의 인천터미널과 187만㎡의 김포터미널에 컨테이너 부두와 물류단지가 조성됐으며 서해와 한강에는 갑문이 설치돼 있다. 아라폭포와 전망대 등 '수향 8경'과 왕복 40㎞의 자전거길도 만들어졌다.
운하로 건설된 경인아라뱃길은 시험 운항 동안 물류 수송은 거의 없고 관광·유람선만 하루 2척 운항됐다. 지난 16일 경인아라뱃길을 오가는 현대유람선의 '하모니호'(정원 685명)에 인천터미널에서 266명, 김포터미널에서 315명이 각각 탑승했다.
C & 한강랜드의 '우바호'(정원 183명)에도 인천에서 39명, 김포에서 35명만 승선했다.
수공은 시험 개항 이후 하루 평균 600여명이 탑승해 5개월간 11만명이 이용했다고 밝혔다.
수공은 공식 개장 이후에는 김포∼팔미도·세어도, 여의도∼덕적도 노선을 다니는 여객유람선 5척과 경인아라뱃길∼중국·러시아 노선을 운항하는 화물선 14척 등 모두 19척 이상의 선박이 정기적으로 이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화물선들은 주운수로를 지나지 않고 갑문 밖에서 정박해 아라뱃길을 통과한다고 볼 수는 없다.
이 같은 실상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008년 밝힌 경인아라뱃길 타당성 조사 결과와 크게 다른 것이다. 당시 한국개발연구원은 2011년 경인운하가 개통되면 컨테이너 36만6000TEU, 모래 467만㎥, 철강 65만7000t, 중고차 4만5000대, 여객 92만명이 통과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경제성이 있다"고 발표했다.
< 박준철 기자 terryus@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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