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 산하 공기업' 총 부채 23조 넘어

한대광 기자 2010. 7. 20.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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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만 앞세우다 빚 산더미.. 오시장 4년간 2.4배 늘어나재정자립도 가장 큰폭 하락.. "경제위기 부양정책 때문"

서울시와 산하 공기업의 지난해 부채가 23조6354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부채는 오세훈 시장이 시정을 맡은 4년 동안 2.4배나 늘어났다. 반면 재정상태를 보여주는 재정자립도와 재정자주도는 전국에서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지는 등 서울시 재정운영에 경고등이 켜졌다.

19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시 본청의 부채는 3조2454억원으로 집계됐다. 2008년 1조8535억원보다 무려 75%(1조3919억원)나 늘어난 수치다. 시 예산 대비 채무액 비율도 12.8%로 전년의 8.5%보다 급증했다. 서울시 부채는 오세훈 시장 취임 직전인 2005년에는 1조109억원이었다. 4년 동안 시본청 부채가 221%(2조2345억원)나 늘어난 셈이다.

서울시 부채는 본청만이 아니다. SH공사를 비롯해 5개 공기업의 부채도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서울시의 각종 개발사업을 맡고 있는 SH공사 부채는 2008년 10조8089억원에서 지난해 16조3454억원으로 51.22% 늘어났다. 2005년 3조3627억원과 비교하면 4년 동안 386%(12조9827억원)나 급증했다.

서울시는 SH공사 부채 등을 해결하기 위해 2008년부터 올해까지 4167억원을 전입금으로 보전해주고 있다. 각종 개발사업이 서울시 부채의 주 원인이 되고 있는 셈이다.

이 밖에 지난해 서울시 산하 공기업들은 지하철공사 2조7100억원, 도시철도공사 1조2537억원, 시설관리공단 423억원, 농산물공사 386억원 등의 부채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시본청과 SH공사의 부채와 합하면 모두 23조6354억원에 달한다. 이 같은 수치는 4년 전인 2005년 9조5684억원보다 2.47배 많은 규모다.

서울시의 재정악화는 16개 광역지자체 중 재정자립도·재정자주도가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는 데서도 드러나고 있다. 서울시 예산규모에서 자체수입(지방세·세외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을 보여주는 재정자립도는 지난해 90.4%에서 올해 83.4%로 크게 떨어졌다.

재정자립도가 하락한 것은 전체적으로 세수여건이 악화될 것임을 의미한다. 서울시의 예산규모에서 일반재원(자체수입·자주재원)이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내는 재정자주도도 지난해 92.2%에서 올해 84.2%로 낮아졌다. 재정자주도의 하락은 조건 없이 자율적으로 쓸 수 있는 재원의 규모가 감소했음을 설명해 준다.

서울시는 재정 위기가 가속되고 있음에도 방만한 재정운영을 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작성한 '2009년도 세입·세출 결산 및 예비비 지출승인안 심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계획대로 집행하지 않고 남은 예산이 전체 예산의 6.5%(1조6418억원)에 달한다. 특히 도시철도건설사업 전출금 700억원과 노들섬 예술센터 건립기금 조성 220억원 등 5억원 이상 사업 중 전액이 불용처리된 경우만 해도 8건, 9276억원에 달한다. 또 불용액의 58%는 예산집행잔액으로 드러났다. 서울시가 사업계획 단계부터 소요예산을 과다하게 편성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해 채무가 크게 늘어난 것에 대해 세계적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확대재정 정책을 펼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의 재정상태에 대해 정창수 좋은예산센터 부소장은 "서울시는 '부채가 늘어나면서 자산도 늘어났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변명하고 있는데 서울시가 계속 늘어나는 빚의 규모를 감당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서울시가 이제라도 재정 위기에 대해 깊이 있는 반성과 고민을 하고 획기적 대책을 내놓지 않는다면 시민들에게 빚만 떠넘기는 악순환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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