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 영화제, 무리한 관객 동원 논란

2008. 9. 9.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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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고등학생 단체관람 제도 운영…공짜표도 배포

일반 관객, 영화제 홈페이지에 '관람방해' 불평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가 영화제를 주최하는 서울시 중구 관내의 중고등학생들에 대한 단체관람을 진행하고 공짜표도 뿌려 무리하게 객석을 채우려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9일 영화제측에 따르면 올해 영화제에서는 학생 단체 관람을 원하는 학교가 영화제측에 신청하면 1인당 1천원에 학생들이 함께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학생 단체관람 제도가 운영되고 있다.

올해 영화제 기간 유치원ㆍ초ㆍ중ㆍ고등학교 학생 대상 단체관람으로 판매된 표는 모두 2천500장. 영화제를 주최하는 서울시 중구는 관내 학교에 공문을 보내 단체관람을 유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제측이 밝히는 학생 단체관람 제도의 시행 의도는 학생들에게 고전영화를 볼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것이지만 영화제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새학기가 시작된 시기에 억지로 영화를 보러온 학생들과 학생들 때문에 영화 관람에 방해를 받았다는 일반 관객들의 비판 글이 쇄도하고 있다.

'저기요'라는 ID로 글을 남긴 한 관객은 "학생들을 무더기로 극장에 몰아 넣어서 학생들을 괴롭히고 (일반) 관객들을 괴롭히는 행동을 왜 하는지 도대체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지적했으며 ID '관람객'씨는 "중고등학생들이 엄청 많이 와서 영화 중간에 떠들고 들락날락했다. 아무 생각없이 선생님이 가라니까 마지못해 끌려온 '악당'들에게 일반 관객들이 피해를 봐서 되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ID 'K Jay'씨는 "영화 보는 내내 극장이 시장판이나 다름 없었다. 학생들이 중간에 큰소리로 '선생님 재미없어요. 집에 가요'라고 소리를 질러댔다. 70년대도 아니고 단체관람이란 것을 왜 만드는지 이해가 안간다"고 비판했다.

영화제측은 학생 단체관람 외에도 일반인을 대상으로도 단체관람 제도를 운영하고 있지만 일반 관객들보다는 공무원이나 중구 관내의 사회복지관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이 역시 '관객동원용'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영화제측은 또 다른 국제영화제에서는 보기 쉽지 않은 공짜표도 '티켓교환권'이라는 이름으로 2만장이나 배포하고 있다. 영화제측은 판촉용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이 역시 영화제 관계자들 사이에서 돌아다니는 '의전용'이라는 의혹이 짙다.

영화제의 정범 사무국장은 "학생들이 충무로영화제가 상영하는 다양한 고전영화들을 접하도록 하자는 교육적 의도에서 학생 단체관람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며 "관련 공문이 중구 관내 학교에 전달된 것으로 알고 있지만 이는 단체관람제도를 홍보한 것일 뿐 관람을 강요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정 사무국장은 "영화 상영 전에 단체관람 사실을 일반 관객들에게 알리고 학생들에게도 관람 예의를 지켜줄 것을 권하고 있지만 학생들을 일일이 통제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며 "영화제가 끝난 뒤 학생단체관람 제도의 존폐 여부나 개선방향을 고민해 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2회째를 맞는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는 충무로의 부흥을 꿈꾸며 중구청이 주최해 충무로와 명동 일원 극장가에서 열리고 있다. 중구와 서울시가 각각 20억원씩을 대고 문화관광부가 1억원을 후원해 모두 41억원의 예산으로 치러지고 있다.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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