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시장 "외주화한 안전 업무 전면 직영화..메피아 척결"

김향미 기자 2016. 6. 7. 10:0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경향신문]

지난달 31일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 현장에 시민들이 놓고 간 추모의 국화꽃과 포스트잌이 매달려 있다./ 서성일 기자 centing@kyunghyang.com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승강장 안전문(스크린도어) 사고 대책으로 투자·출연기관의 안전·생명과 직결된 업무의 외주화를 ‘전면 직영화’하겠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또 ‘구의역 사고’로 드러난 전관채용(‘메피아’)에 대한 척결 의지도 밝혔다. 박 시장은 7일 오전 10시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박 시장은 기자회견에서 구의역에서 발생한 스크린도어 사고에 대해 고인과 유가족을 비롯해 이 사고로 가슴 아파한 모든 시민에게 사과했다. 박 시장은 “안전은 누구나 누려야 할 권리이고 누구에게나 평등해야 함에도 위험조차도 불평등·불공정한 현실”이라면서 “잘못된 특권과 관행은 반드시 바로 잡겠다”고 밝혔다.

■구의역 사고 진상규명위원회 운영

서울시는 이번 구의역 사고 수습 대책으로 시민·전문가가 참여하는 ‘진상규명위원회’를 구성해 사고경위 및 원인을 규명키로 했다. 위원회는 시민대표 5명, 노동·청년·지하철·안전 등 각계 전문가 5명, 독립합의제 기관인 서울시 감사위원회 감사위원, 서울시의회 시의원 등을 포함한 15명 내외로 구성된다. 위원장에는 삼성 반도체 문제를 담당했던 김지형 전 대법관이 맡기로 했으며 위원회는 이번주부터 활동을 시작한다.

■외주화했던 안전 업무 “전면 직영화”

서울시는 시민의 생명·안전과 직결된 업무, 위험한 업무의 외주화에 대해 ‘직영화’를 추진한다. 시는 우선 스크린도어 유지·보수 업무를 맡은 은성PSD에 대해서는 당초 자회사로 전환하려던 계획을 중단하고 직영 전환을 포함, 원점에서 검토키로 했다. 또 스크린도어의 안전한 관리와 함께 노동자들의 작업조건과 보상체계를 근본적으로 개선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또한 1~4호선 24개역 스크린도어를 민간투자 방식으로 관리하고 있는 유진메트로컴에 대해서도 단기적으로는 협약변경 및 업무체계 개선을 통해 안전관리를 강화하고, 장기적으로는 재구조화를 통한 직영 방안도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스크린도어 이외에도 경정비 등 외주화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안전 분야를 전수조사한다. 지하철 양 공사의 전면적인 외주 현황을 분석하고, 직영·자회사 등 해당 업무별 특성에 가장 적합한 운영방식을 최단시일 내에 마련해 시행키로 했다. 또 다른 모든 투자·출연기관의 외주사업에 대해서도 전면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한다. 서울시가 지하철 양 공사를 제외한 나머지 18개 기관의 외주사업 실태를 1차 점검한 결과, SH공사·시설공단 등 11개 산하기관에서 596개의 외주사업(2241명 투입)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중 건물관리·경비·청소 등 ‘시설물 관리’ 외주사업이 582개(2197명)로 97.6%였고, 설비(승강기 등) 및 시스템(전기·통신 등) 관련 외주사업은 2.4%였다.

■‘메피아’ 관행 척결 및 스크린도어 시설 교체

‘메피아(서울메트로+마피아)’ 논란과 관련해서는 서울시는 서울메트로 퇴직자 채용 의무화 등 특혜성 계약조건을 모두 삭제키로 했다. 서울시는 공사 퇴직자와 신규채용자 간의 불합리한 차등보수 체계를 전면 수정하고, 기술력과 경력 등에 근거한 객관적·합리적 기준으로 보수체계를 재설계해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또 스크린도어 전수조사를 통해 사고가 우려되는 스크린도어에 대해서는 전면 보수 또는 교체를 추진한다. 기존 ATS(수동운전) 시스템을 ATO(자동운전) 시스템으로 조기 교체하고, 열차운행시스템을 스크린도어 시스템과 연동하는 등 지하철 안전시스템을 획기적으로 개선한다. 또한 지하철 에스컬레이터, 엘리베이터 등에 대한 안전 점검도 강화한다.

서울시는 이르면 다음달 ‘지하철 안전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오는 10월에는 ‘중장기 안전과제 혁신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박 시장은 “그동안의 관행과 당연시 해왔던 것들을 버리고, ‘안전에서 1%가 100%다’라는 마음으로 행동하겠다”고 말했다.

<김향미 기자 sokhm@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