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썩은 돼지사체가 퍽 소리와 함께 땅 위로 솟았다"

2011. 2. 1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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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매몰지 가스 분출 훼손 비상

'생매장된 돼지들의 저주인가….'

한파가 꺾이면서 구제역으로 매몰처분된 돼지들의 사체가 급속히 부패하며 매몰지가 훼손되고 있다. 소는 내장의 가스 발생을 예상해 살처분 때 위장을 도려내고 묻었지만, 돼지는 대부분 산 채로 매장하는 바람에 사체가 썩으면서 풍선처럼 부풀어올라 흙을 쌓아둔 매몰지 표면 위로 돼지 사체가 튀어나오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17일 경기도 이천시와 돼지 농장주들의 말을 종합하면, 지난달 28일 돼지 2000여마리를 파묻은 이천시 호법면 주미리에서 나흘 뒤인 지난 1일 농장 매몰지가 갈라지면서 돼지 사체 7~8마리가 땅 밖으로 튀어나와 4일 다시 묻었다. 하지만 엿새 뒤인 10일 이 매몰지에서 또다시 사체 5~6마리가 땅 위로 노출돼, 이천시 방역 사후대책반이 긴급 출동해 재매립했다.

지난달 17일 돼지 4300마리를 파묻은 이천시 모가면 소사리의 농장 매몰지에서도 나흘 뒤 매몰지가 내려앉으면서 돼지 사체가 땅 위로 돌출돼 있는 것을 농장주가 발견했다. 이처럼 매몰지에서 돼지 사체가 드러난 곳은 이천시에서만 율면 월포리, 설성면 장능리 등 모두 6곳이다.

경기도 여주에서 지난달 말 돼지 3000여마리를 파묻었다는 농장주 윤아무개씨는 "매몰지가 갈라지면서 부패한 돼지 사체가 '퍽' 하는 소리를 내며 땅 위로 밀려나온 적이 있다"며 "기온이 더 오르면 큰 문제가 될 것 같다"고 말다.

돼지 사체들이 매몰지 위로 솟아오르는 주요 원인이 '생매장'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돼지 농장주 박아무개(49·이천시 대월면)씨는 "산 채로 매몰 구덩이에 던져진 돼지들이 쏟아지는 흙더미를 피하려고 한쪽 구석으로 몰릴 수밖에 없다"며 "사체들이 뒤엉킨 곳에서 부패로 인한 가스 분출이 많아 매몰지가 엉망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천시 관계자는 "워낙 많은 돼지를 한꺼번에 매몰하다 보니 빚어진 일로 보인다"며 "기온이 오를수록 이런 현상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앞으로 상당한 골칫거리가 될 것 같다"고 우려했다.

구제역 사태로 이천지역에서만 농가 175곳의 돼지 36만7000여마리 등 소·돼지 37만5000여마리를 386곳에 매몰처분했다. 이 가운데 86곳(22.3%)에서 △침출수 발생 △지반 침하 △토양 융기 등 문제점이 잇따라 불거져 재매몰 및 재복토, 배수로 정비 등을 하고 있다.

이천/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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