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교육위원들, 집단성폭력사건에 '막말'

2008. 5. 22.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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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학교가 어디까지 책임지란 말이냐" 교육청 두둔

"대체 남학생간 성폭력은 뭐냐" 어이없는 발언도

"도대체 남학생간 성폭력은 뭘 말하는 건지, 성기를 만지는 것을 말하는지, 여학생 성폭력은 대충 알겠지만…." (강근창 대구시 교육위원)

22일 열린 대구시 교육위원회에서 시교육청이 대구 초등학생 집단성폭력사건의 감사 결과를 보고하자 교육위원들이 질의를 하면서 '막말 수준'의 발언을 쏟아내 파문이 일고 있다.

강 위원은 "내가 이런 일로 징계를 받으면 소송을 하겠다"며 "학교장이나 교육청이 무슨 잘못을 했냐"고 물었다. 강 위원은 "교사도 밥 벌어 먹고 사는 직업이다. 24시간 (아이들을) 쫓아다닐 수도 없고 도대체 학교가 어디까지 책임을 지란 말이냐. 사회적으로 음란물이 넘치는데 성교육을 한다고 예방이 되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백춘실 위원도 "학교장이 교육청에 보고를 하지 않아서 문제가 되는데, 앞으로 400여개 학교에서 사사건건 보고를 하면 교육청이 어떻게 일일이 대처할거냐"고 묻기도 했다. 백 위원은 또 "담임교사가 중요하게 보고하지 않아서 (학교나 교육청의)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것 아니냐"며 엉뚱하게 특정 교사에게 화살을 돌리기도 했다. 윤충기 위원은 "광우병 위험처럼 이번 사건도 많이 부풀려져 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주장했다.

시교육청이 해당 학교장만 징계하고 남부교육청과 시교육청 간부 등 11명을 행정 조처해'봐주기식 감사'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나온 이날 교육위원들의 발언에 일부 참석자들은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회의를 지켜본 조윤숙 대구 여성의전화 대표는 "감사 결과를 보고 받는 자리에서 교육위원이 문제가 된 성행위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질문하는 걸 듣고 너무 놀랐다"며 "잘잘못을 가려야 할 위원들이 사실 관계도 파악하지 못한 채 오히려 교육청을 두둔하는 모습에는 할 말을 잃었다"고 말했다. 신상철 대구시교육감은 다른 일정을 이유로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성폭력사건을 다루는 이날 회의에 아예 참석조차 하지 않았다.

박주희 기자 hop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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