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차 못들어가는 세빛둥둥섬

2011. 10. 14.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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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육지와 연결된 다리

승용차 무게만 견뎌

불나면 '강건너 불구경'

지난해 12월12일 오후. 서울 반포시민공원 강변에서 150m 떨어진 한강 가운데 인공섬 '세빛둥둥섬'을 조성하는 공사 현장에서 발전기 과열로 추정되는 불이 났다. 서초소방서의 소방차 13대와 소방관 70여명이 출동했지만 '강 건너 불 구경'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이 불은 세빛둥둥섬 공사장 인부들이 자체 소방장비로 10여분 만에 껐다.

소방차가 들어갈 수 없었던 것은 세빛둥둥섬과 한강 둔치를 잇는 다리 때문이다. 육지와 인공섬을 있는 다리가 견딜 수 있는 차량 무게가 승용차 수준이어서 소방차(15~20t)와 구급차(3~4t)는 지날 수 없는 것이다.

오승록 서울시의원은 "다중이 몰린 행사 때 인공섬에 불이 나거나 하면 진화나 응급구조에 신속한 초기 대처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수천명이 모일 수 있는 대규모 행사장을 만들면서 겉모양을 화려하게 꾸미면서 안전의 기본 상식인 소방·구급 차량 진입로 개설은 소홀히 했다는 것이다. 세빛둥둥섬의 최대 수용 인원은 약 6000명이다.

14일 서울시와 서초소방서의 설명을 종합하면, 세빛둥둥섬이 소방 진입로 문제를 안게 된 것은 소방법이 아니라 선박법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24m 높이의 제1섬 등 대형 건축물 3개가 연결된 세빛둥둥섬을 선박으로 간주해, 소화기·소방전·스프링클러 등 자체 소방설비만 갖추면 된다고 본 것이다.

서초소방서 관계자는 "세빛둥둥섬에 불이 나면, 소방차가 근처 한강 둔치에 출동해 소방관들이 15m짜리 소방호스 10개를 연결해 끌고 들어가고, 응급환자는 구급대원이 들것에 싣고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오세훈 전 시장이 내세운 한강르네상스의 상징적인 사업인 세빛둥둥섬은 지난달 30일 공사를 끝내고 문을 열 계획이었으나, 7·8월 장마와 집중호우로 공사가 늦어지면서 12월 말로 개장이 늦춰졌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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