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학원 왕따'..대구 중3 투신 '중상'

2012. 4. 26. 21:1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겨레] "학원 친구들한테 괴롭힘 당해" 유서 남겨

담임 상담때 "공부 못해 힘들다" 말하기도

대구에서 중학교 3학년 여학생이 26일 오전 '학원에서 왕따를 당했다'는 유서를 써놓고 아파트 8층에서 뛰어내렸다. 나뭇가지에 떨어져 목숨은 건졌지만 머리를 크게 다치는 중상을 입고 입원 치료 중이다. 지난 16일 경북 영주에서 중학교 2학년 학생이 학교 폭력을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지 열흘 만이다.

26일 아침 8시45분께 대구 북구 동천동 한 아파트에서 8층에 사는 천아무개(15·ㄷ중 3년)양이 아파트 1층 현관 앞 화단으로 떨어졌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 김아무개(40)씨는 "출근하는 아파트 주민들의 연락을 받고 현장에 가봤더니 학생이 쓰러져 있어 곧바로 119로 신고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천양이 아파트 8층에서 떨어졌지만, 화단의 높이 3m 남짓한 살구나무 가지에 걸렸다가 다시 떨어져 목숨을 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천양은 이날 고교 2학년인 언니 방에 유서를 써놓고 곧바로 언니 방 창문을 통해 밖으로 몸을 던졌다. 당시 천양의 부모와 언니는 출근하거나 등교한 뒤라서, 집에는 천양 혼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천양은 A4용지 1장 분량 유서에 연필로 '공부를 해도 안 된다. 학원에서 친구들한테 괴롭힘을 당하고, 왕따를 당했다'고 적어놨다. 자신을 괴롭힌 학생 2명의 이름을 써놓고, 이들에게 '그렇게 살지 마라'고 원망하는 내용을 남겼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천양이 1·2학년 때 학원에 다녔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유서에 적힌 학생 2명이 천양을 어떤 방법으로 괴롭혔는지를 조사중이다.

천양이 다니는 ㄷ중학교 이맹환(56) 교장은 "학교에서는 차분하고 소심한 성격에 말이 없는 학생이었다"며 "학원에서 그런 일이 있었다는 게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3월 학교폭력 설문조사에서도 아무런 징후를 느끼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천양은 지난 3월 이후 담임교사와 5차례 상담했으며, '공부를 못해서 힘들고, 성격이 내성적이고 소극적인 탓에 친구들이 없어 학교생활이 어렵다'는 속내를 털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16일 영주 ㅇ중학교 이아무개(13)군이 숨진 뒤, 지난 17일에는 영주 인근인 안동에서 여중 2학년 학생이 '공부하기가 어렵다'며 아파트 15층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지난 23일에는 경북 상주고 2학년 학생이 '여자친구와 헤어졌다'며 목숨을 끊었다.

대구/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대출담당의 강원도 땅 19억 얹어사줬더니…"사골국·곱창 먹는 한국인 '인간 광우병' 걸릴 위험 커'트루맛쇼' 감독 이번엔 웃기고 서글픈 'MB 다큐'귀한 동강할미꽃 찾아갔더니 '댕강'나와 친해지고 싶어 왕따시켰다는 반장

공식 SNS [통하니][트위터][미투데이]| 구독신청 [한겨레신문][한겨레21]

Copyrights ⓒ 한겨레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겨레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Copyright © 한겨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