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해군기지 케이슨 파손..입지 선정 재논란
[한겨레] 시민단체, 최대 풍속 19.5m/s에 밀려
"입지 타당성 조사·전면 재검토하라"
해군 "속채움 40%밖에 못해" 해명
제주 서귀포시 강정마을 제주해군기지 건설 현장 해상에 설치된 방파제 축조용 대형 구조물인 케이슨 3기가 제8호 태풍 너구리의 영향으로 밀려나거나 기울어지는 등 피해를 입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해군기지의 입지 선정 문제가 다시 제기되고 있다.
강정마을회, 제주해군기지 건설 저지를 위한 전국대책회의, 제주군사기지 저지와 평화의 섬 실현을 위한 범도민대책위원회 등은 14일 성명을 내어 제주해군기지 입지타당성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태풍 너구리가 내습할 당시 강정마을에서 가장 가까운 서귀포기상대에서 관측된 순간최대풍속은 초속 19.5m에 지나지 않았으나 1만t이 넘는 케이슨 3기가 파손됐다. 이는 해군기지 건설 초기부터 지속적으로 지적된 입지 타당성 문제와 설계 오류 문제점이 이번 태풍으로 다시 한번 증명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정마을회 등은 "태풍이 지나간 직후 조사한 결과 이번 태풍으로 너비 40.6m, 길이 25m, 높이 25.5m의 크기로 1기당 1만800t에 이르는 케이슨 2기는 완전히 밀려났고, 1기는 크게 기울어진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번 태풍은 지난 2012년 케이슨 7기가 파손될 당시 태풍 볼라벤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위력이었는데도 케이슨이 파손된 것은 심각한 문제가 있다. 제주해군기지가 50년마다 한번 오는 정도의 강한 태풍에도 견디도록 설계됐다는 해군 쪽 호언은 거짓이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강정마을은 제주도 남쪽 가운데에 있는 해안마을로, 어떠한 태풍이 다가와도 반드시 강한 비바람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위치"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제주해군기지 방파제 부실에 대한 안전진단 조사단을 즉각 구성하고 파손 상태와 원인에 대한 철저하고 객관적인 조사를 벌일 것을 정부와 원희룡 제주도지사에게 요구했다.
해군 쪽은 "케이슨 구조물 내부에 무게를 늘리는 속채움 공사를 40%밖에 하지 않아 밀려난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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