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샘근무 아내 기다리다 '급발진'..남편 숨져

2014. 3. 4.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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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브레이크등 켜진채 갑자기 돌진

함께 타고있던 딸·아들도 중상

"바로 눈앞에서 차가 휙하고 움직이는 것을 보았어요. 그러다 깜짝 놀라 차를 쫓아갔는데 그만…."

광주시 광산구 평동산단의 한 방직공장에서 일하는 정아무개(50)씨는 4일 "사고 순간을 기억하기도 싫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정씨는 지난 3일 아침 7시20분께 밤샘근무를 끝내고 주차장으로 나가던 참이었다. 전날 밤 11시부터 일을 시작해 아침 7시까지 근무를 마친 뒤였다. 정씨는 남편 김아무개(50·화물차 운전사)씨가 공장 안 주차장에 세워 놓은 승용차를 보고 밤샘 노동의 피로가 풀리는 느낌이 들었다. 대학생 딸(22)과 아들(19)도 야간근무를 끝낸 엄마를 기다리기 위해 아빠와 함께 승용차에 타고 있었다.

하지만 정씨는 남편의 승용차에서 약 2m 정도 떨어진 곳에 갔을 때, 남편의 차가 갑자기 움직이는 것을 발견했다. 정씨는 "어~, 어~" 하고 소리를 치며 걷다가 속도가 빨라지는 승용차를 향해 쫓아갔다. 남편 김씨와 두 자녀가 타고 있던 승용차는 130m 정도 떨어진 외벽에 '쿵' 소리를 내며 부딪쳤다. 이 사고로 남편 김씨가 숨지고 뒷좌석과 조수석에 각각 앉은 딸과 아들이 크게 다쳤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의 아들은 중태이고, 딸도 중상을 입었다"고 말했다. 사고 차량은 2000년 출고됐으며, 김씨가 최근 중고차 시장에서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공장에 설치된 폐회로텔레비전을 통해 김씨의 승용차가 갑자기 공장 외벽을 향해 돌진하는 장면을 확보했다. 경찰은 돌진하던 승용차의 브레이크 등이 켜진 점과 가족들의 진술을 토대로 급발진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차량에 대한 정밀 감정을 의뢰한 상태다. 광산경찰서 관계자는 "돌진 당시 승용차에 브레이크 등이 켜져 있었던 점으로 미뤄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았는데도 차가 움직였을 가능성도 있지만 브레이크와 가속기 페달을 동시에 밟았을 수도 있다"며 "국과수 정밀감정 결과가 나와야 사고 원인을 규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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