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이 그린 임진왜란 그림 25억원 들여 사겠다는 울산시

2013. 12. 4.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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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도산전투도'…문화재위와 협의 안해

박물관 "울산전투 보여주는 유물"

시의원 "패배 역사…왜 거액 들이나"

울산시가 임진왜란 때 울산지역 전투장면을 담은 일본인의 그림을 사겠다며 예산 25억원을 편성해 논란을 빚고 있다. 시는 문화재위원회 등 관련 기관·단체와 협의도 하지 않았다.

울산시의회는 4일 울산시가 <도산전투도>(사진) 구입 예산으로 25억원을 편성한 것을 두고 심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시립 울산박물관에서 전시중인 이 그림은 임진왜란 말기인 1597~1598년 13일 동안 도산성(현 울산왜성) 일대에서 벌어졌던 조·명 연합군과 왜군의 전투에 대해 왜군 장수의 가신이 설명을 듣고 당시 전투 장면을 6폭 병풍 3개에 그린 것으로, 원본은 소실됐다. 시가 구입하려는 것은 18세기 이후 제작된 모사본 가운데 일본인 수집가가 소장한 작품이다. 울산박물관은 "기록으로만 남아 있는 임진왜란 때 울산 전투 사실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유일한 유물이다. 여러 기록과 일치하고 세밀하게 묘사된데다 스토리텔링 형식을 갖춰 보존 가치가 크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 구입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울산시와 울산박물관은 법적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시 문화재위원회 등 관련 기관·단체와 공식적인 협의나 의견 수렴을 하지 않았다.

울산시민연대는 "수십억원 세금을 지출하는 중대한 사안에 대해 적절성과 투명성을 보장하는 제도적 장치가 없었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정태 울산시의원(새누리당·남구5)은 "도산전투는 조·명연합군이 성을 끝내 함락시키지 못했던, 일본으로선 자랑이겠지만 우리로선 뼈아픈 전투였다. 엄청난 예산을 들여 꼭 이 그림을 살 필요가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우림 울산박물관장은 "예산이 확정되면 그림 구입에 앞서 조례에 따라 전문가들로 유물평가위원회를 구성해 가격과 예술성, 역사성, 진위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예산안은 10일부터 열리는 울산시의회 예산결산위원회에서 최종 결정된다.

울산/신동명 기자 tms13@hani.co.kr, 사진 울산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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