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 해병캠프' 교관, 학생들 구명조끼 벗기고 '뒷걸음' 입수까지..

2013. 7. 19. 19:5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겨레] 캠프업체 사고보험 안들었는데 학교쪽도 확인 안해

교장·교사들, 사고 1시간 넘게 모른 채 밥먹으러 가

사고 낸 교관 수상안전 자격증 없어…3명 영장 신청

고교생 5명이 숨진 충남 태안군 안면도 '사설 해병대 캠프' 사고와 관련해 학생들의 바다 사고에 대비한 보험계약이 안 된 것으로 확인됐다. 안전 관련 무자격자 다수를 교관으로 채용한 캠프 운영업체는 사고 해역이 위험하다는 점을 알고도 학생들을 바다에 들어가게 했고, 학교 교장과 교사들은 사고 발생 1시간이 넘도록 사고 사실을 모른 채 식당에 간 사실도 드러났다. 사고 이틀째인 19일 실종된 5명은 모두 숨진 채 발견됐다.

태안해양경찰서 수사 관계자는 19일 "공주대사대부고 2학년생 198명의 보험계약 내용을 확인해보니, 유스호스텔 관련 시설에서 일어난 사고만 ㅅ생명과 보험계약이 돼 있고 해상 사고는 약관에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학교 쪽도 "유스호스텔 운영업체인 ㅎ사와 맺은 계약서에는 구체적 보험 내용은 없고 '보험료를 포함해 1명당 캠프 참가비가 11만6000원'으로 돼 있다"고 전했다.

ㅎ사는 캠프 훈련용역을 ㅋ사와 계약하면서 해상 사고에 대한 보험계약이 이뤄졌는지 확인하지 않았고, 학교 쪽도 이를 점검하지 않았다.

학교 쪽의 무책임한 학생 관리도 드러났다. 사고 발생 1시간이 지난 18일 오후 6시5분께 이상규 교장, 2학년 부장교사를 비롯한 인솔 교사 7명, 학부모 운영위원까지 10여명은 근처 횟집에 저녁식사를 하러 갔다. 이들이 유스호스텔에 있다가 식당으로 가는 사이 불과 200여m 떨어진 바닷가에서는 학생들이 파도에 떠밀려가는 친구를 구하려고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 이 교장은 사고 당일 밤 학부모들이 항의하자 "학교에 있다가 소식을 접하고 저녁 8시께 사고 현장에 도착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 인솔 교사는 "이 교장과 학부모들 몇몇이 수련시설에 와서 오후 6시께 교사들과 함께 저녁식사를 하러 식당에 갔다"고 전했다.

해경 조사 결과, 캠프 관계자들이 학생들에게 뒷걸음으로 바다에 들어가도록 한 사실도 밝혀졌다. 지난 18일 오후 5시께 보트 훈련을 마친 학생 80명은 구명조끼를 벗어 다음조 학생들에게 넘겨준 뒤 바닷가에서 대기하다, 교관의 지시에 따라 바다로 들어갔다. 교관이 '수영 한번 하자'며 10여명씩 줄을 세우고는 학생들한테 차례로 뒷걸음치며 바다에 들어가게 한 탓에, 바닥이 움푹 파인 갯골에 학생 23명이 무방비 상태로 휩쓸렸다고 해경은 밝혔다. 캠프 교육 프로그램에는 수영 자체가 없으며, 사고 지점은 노가 달린 보트를 타는 것 말고는 수영해서는 안 되는 곳이라는 게 해경 설명이다.

태안해경은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ㅋ사 이아무개(44) 훈련본부장과 김아무개(30)·이아무개(37) 교관 등 3명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송일종 서해해양경찰청 수사과장은 "해당 교관 2명은 수상안전 자격증도 없고 캠프 근무도 이번이 처음이었다. 이달 초 채용된 교관 12명 가운데 6명이 무자격자였다"고 말했다. 이 훈련본부장은 "그 지역이 위험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안전조처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태안해경은 캠프 용역을 준 ㅎ사와 학교 쪽의 과실이 있는지와 인근 사설 해병대 캠프들도 수사를 확대할 참이다.

태안/전진식 송인걸 기자 seek16@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짝퉁 해병캠프' 교관, 학생들 구명조끼 벗긴 채 뒷걸음질로 입수시켜연예로 세계 정복 꿈꾸는 '글로벌 연예녀' …피부색이 뭐가 중요해어민들도 급류 무서워 배 안 띄우는 곳인데…또 예고된 인재그 분을 '전씨'라고 부르면 안되냐고요?[화보] 경복궁에서 미스코리아대회가?…그시절 경복궁에선 별의별 일들이

공식 SNS [통하니][트위터][미투데이]| 구독신청 [한겨레신문][한겨레21]

Copyrights ⓒ 한겨레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겨레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Copyright © 한겨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