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댓글 하나 다는 것도 중요한 사회참여"
[한겨레] 서울대 강연에서 사회책임 의식 강조
박원순 서울시장이 22일 서울대학교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사회에 불의가 있을 때 댓글을 다는 일 하나도 중요한 참여"라며 학생들의 사회책임 의식을 강조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정책의지가 장관 이하 공무원들을 통해 제대로 구현되지 않는 것 같다는 의견도 내놨다.
박 시장은 이날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1학년생 200여명을 대상으로 한 강의에서 이같이 말했다. 과거 서울대 사회계열에 입학했다 학생운동에 참여해 제적됐던 박 시장은 대학생들의 역할에 대한 질문에 대해 "(제적 됐던) 그 때 뛰어난 선배들은 다 감옥에 있었다. 그만큼 그 시대에 책임의식을 가졌던 사람들이 지금에 와서도 큰 역할을 하게 되는 것 같다. (루돌프 폰) 예링의 <권리를 위한 투쟁>을 읽으면서 법의 목적이 평화이고 거기에 이르는 과정은 투쟁이며 결코 저절로 오지 않는, 고난의 결과물이란 생각을 했다"고 답했다.
박 시장은 또 '서울시의 다양한 사업에 대한 국가 차원의 도움이 필요할 것 같다'는 질문에 "국무회의에 가지만 토론하는 분위기가 아니라서 말을 못하겠더라. 중앙정부가 많이 도와줬으면 하는데 '국민행복시대'라는 박근혜 대통령의 말씀이 장관, 공무원들의 생각과 일치해야 하지만 그런가 하는 느낌이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정부나 공무원들도 중요하지만 국민이 중요하다. 국민이 (복지 등에 대한) 그런 요구를 끊임없이 해야 한다. 시장의 비전보다는 시민의 생각을 잘 묶어내고 품격 있는 삶을 만들어 내고자 하는 자발적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아울러 "상상력이 높은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며 시정의 최우선 순위로 "시민의 삶의 질 확보"를 꼽았다. 그는 "역대 대통령이 국민소득 4만달러, '747' 공약을 했는데 안 된 것은 구조의 문제 때문이다. 경쟁만으로는 사람들이 피곤해서 지친다. 서울이 다른 것은 세계 10위권인데 삶의 질은 50위 이하다. 삶의 질을 확보해야 성찰할 수 있고 창조적 생각과 활동을 할 수 있다. 상상력이 높은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이장이나 통반장이 되고 싶다"는 다소 이색적인 답변도 했다. '다시 서울대에 입학하면 학창시절을 어떻게 보내겠느냐'는 질문에 "'소셜디자이너'라는 최초의 직업도 만들고, 현장의 경험을 많은 사람과 나누고 싶다. 졸업 뒤엔 시골마을이나 서울의 가장 못사는 곳에서 이장이나 통반장을 지내며 10년간 봉사하고 싶다"고 답했다.
박기용 기자 xe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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