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는 장사라더니…지자체 스포츠행사 ‘빚더미 생존게임’

한겨레

[한겨레]"64조9천억 경제효과" 평창 올림픽


주요시설 리조트, 이미 파산 위기




인천·광주도 사정 비슷…재정 위협

F1, 내년 누적적자 2천억 넘을듯

경기장 등 사후활용계획도 '감감'


"겨울올림픽만 유치하면 64조9000억원의 직간접적 경제효과가 기대됩니다." 강원도가 밝힌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전망은 '장밋빛'이다. 경기장과 교통망, 숙박시설 등을 갖추는 데는 7조2555억원이 들고 직접적 경제효과만 21조1000억원에 이른다고 하니 남는 장사임이 분명해 보인다. 당장 현실은 어떨까? 강원도는 경기장 건설 등 예산이 부족해 내년부터 285억원의 지방채를 발행해야 한다. 다른 사업을 축소하거나 폐지하면서 허리띠를 졸라매고 빚을 낼 수밖에 없다.

평창 겨울올림픽 주무대가 될 평창 알펜시아리조트(사진)는 올림픽을 시작도 하기 전에 파산 위기에 몰렸다. 부채가 1조1200여억원이고 하루 이자만 1억1100만원이다. 정부가 공사채 만기를 연장해줘 근근이 버텨왔지만, 내년이 만기인 5673억원의 공사채를 갚지 못하면 파산할 수밖에 없다.

몇조원을 들여 지을 경기장 6곳, 선수촌, 국제방송센터 등을 사후에 활용하면 풀릴까? 겨울올림픽 유치가 확정된 지 1년이 지났지만, 대회 뒤 이런 시설을 어떻게 활용해야 적자를 줄일지는 강원도조차 모른다고 할 뿐이다.

인천시도 7년 전 18조원 이상 경제효과가 있다며 2014 아시아경기대회를 유치했다. 그러나 아시아경기대회는 인천시 재정을 어렵게 하는 원인이 됐다. 경기장 건설비 1조5190억원을 마련하려면 2029년까지 해마다 1000억원 이상을 인천시가 재정에서 부담해야 하고, 경기장 사후관리에도 매년 수십억원을 부어야 한다.

2015년 열릴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는 2조1850억원의 생산유발효과가 기대된다고 광주광역시는 홍보한다. 하지만 여느 이벤트처럼 '건설업체 배만 불려줄 뿐 지역 발전에 별 도움이 안 된다'는 비판이 벌써부터 나온다.

앞서 치른 대규모 스포츠행사 결과를 보면, 이들 지자체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

서남해안 관광레저도시 선도사업으로 출발한 포뮬러원(F1) 코리아그랑프리는 내년 누적적자가 2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애초 전남도는 2010~2016년 7차례 대회를 치르면 비용 5382억원, 수익 6492억원으로 1112억원 흑자를 거둘 수 있다는 타당성 조사 결과를 토대로 에프원을 유치했다. 하지만 감사원은 타당성 조사의 수지 분석을 재검토한 뒤 운영 손실이 4855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에프원의 적자는 2010년 725억원, 2011년 610억원, 올해 394억원을 기록했고, 내년에도 237억원의 손실이 예상된다. 지난해 연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도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사정은 비슷하다. 대구시는 수입 2200억원, 지출 1690억원으로 510억원가량 흑자를 봤다고 홍보한다. 하지만 수입액에는 국비 740억원, 시비 800억원이 포함돼 있다. 이를 빼면 입장권 판매 등으로 얻은 순수익은 660억원에 불과하다. 세금까지 계산하면 1030억원 적자를 본 대회였다.

정희준 동아대 스포츠과학부 교수는 "면밀한 사후활용 방안은 없어 행사 뒤 경기장 등 시설만 빈껍데기로 남아 빚더미에 오르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춘천/박수혁 기자, 전국종합psh@hani.co.kr

사진 강원도개발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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