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공공도서관, 박유하 저서 '19금 낙인'
[경향신문] ㆍ‘제국의 위안부’ 저자
ㆍ‘19금’ 판정, 나이 확인 뒤 열람…시 “도서관장이 판단”
경기 성남시가 관리하는 공공도서관이 <제국의 위안부>의 저자인 박유하 세종대 교수(사진)가 낸 책들을 ‘19세 미만 열람불가’(19금)로 판정, 서가에서 뺀 것으로 확인됐다. 성남시는 <제국의 위안부:식민지지배와 기억의 투쟁>(뿌리와이파리, 2013·2015), <반일 민족주의를 넘어서>(사회평론, 2004), <화해를 위해서>(뿌리와이파리, 2005), <누가 일본을 왜곡하는가>(사회평론, 2000) 등 박 교수의 저서가 ‘19금’으로 판정되어 시가 관리하는 중앙도서관 서가에서 빠져 있다고 9일 밝혔다. 성남시가 관할하는 분당·판교·운중·중원도서관도 <제국의 위안부>를 ‘19금’으로 지정했다. 구미도서관은 <제국의 위안부>와 <반일 민족주의를 넘어서>를 성인도서로 분류했다. 19금 도서로 분류되면 별도 보관돼 일반인 접근이 쉽지 않고, 신청자만 나이를 확인한 뒤 열람·대출이 가능하다.
성남시 관계자는 “유해도서 선정은 도서관장이 자체적으로 위해하다고 판단하면 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이 있다”며 “이를 근거로 박 교수 저서를 19금으로 선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2013년 발간된 <제국의 위안부>는 민족주의와 국가라는 이념의 틀과 남성 중심의 시각에 의해 가려진 위안부 문제에 대해 기존과 다르게 접근한 학술서다.
한국의 상당수 학자와 노벨문학상 수상자 오에 겐자부로(大江健三郞) 등 일본의 제국주의와 재무장에 반대하는 지식인들은 박 교수의 책에 지지를 표명해 왔다. 일부 내용에 대해 명예훼손 소송이 제기돼 법원의 판단에 따라 2015년 34곳이 삭제된 제2판이 출간됐고 지금도 소송이 진행되는 등 여전히 논쟁 중인 책이다.
<최인진 기자 ijcho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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