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동 구두 장인들 디자이너와 손잡는다

유성운 입력 2012. 10. 9. 00:14 수정 2012. 10. 15.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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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구두골목 활성화 지원수제화 관련 업체 600개 밀집내년 '성수동 표' 브랜드 출시

서울 성수동 구두골목에서도 최고령 장인인 김명식(70)씨가 자신이 만든 구두를 들어 보이고 있다. [안성식 기자]

8일 오후 1시 서울 성동구 성수동의 한 구두공장. 접착제 냄새가 자욱한 30여 평 남짓한 공간 안에서는 구두 장인(匠人) 10여 명의 바쁜 손놀림이 쉴 새 없이 이어졌다. 한쪽 옆에는 막 다듬어진 새 구두 수백 켤레가 차곡차곡 쌓여 있었다.

 "전국기능대회에도 나가보고 이탈리아 명품 구두도 많이 봤어요. 품질로는 우리가 결코 떨어지지 않아요."

 김명식(70)씨는 못으로 구두 가죽을 밑창에 고정시키며 말을 이어 갔다. 13세 때 명동에서 구두를 만들기 시작한 김씨는 구두공장이 밀집한 성수동에서도 최고령 장인이다. 50년 넘게 구두를 만들어 온 그가 가장 아쉬워하는 점은 '브랜드'다.

 "품질은 세계 최고 수준인데 이렇다 할 브랜드가 없으니 누가 알아주나요. 그냥 싼값에 여기저기로 팔려나갈 뿐이죠."

 이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50세가 넘는다. 신발 밑창에 접착제를 바르고 있던 임병희(57)씨는 "내가 막내에서 둘째 정도 된다"며 웃었다. 그는 "구두 만드는 기술을 익히려면 최소 3년은 걸리는데 3D 업종이라고 젊은 층이 기피하는 탓에 가르쳐줄 사람이 없다"고 걱정했다.

 성수동 구두골목은 20년 전 명동의 구두 생산업체들이 땅값이 싼 외곽을 찾다가 정착한 지역이다. 구두 제조 관련 업체 600개, 종사자 6000여 명이 밀집해 국내 최대의 구두산업 지역으로 꼽힌다. 하지만 대부분 자체 브랜드가 없고 판로도 확보되지 않아 경영난에 직면해 있다.

 이 때문에 서울시가 성수동 구두골목 활성화에 나서기로 했다. 내년부터 국내 유명 디자이너와 성수동 구두 장인들이 함께 만드는 성수동 특유의 브랜드 구두를 론칭할 계획이다.

 서울디자인재단의 김광례 사무처장은 8일 "수십 년 갈고닦은 장인의 전문 기술에 국내 정상급 디자인이 합쳐진다면 어디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고급 브랜드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프로젝트에는 사라다플래닝의 최영인 디자이너, 신(SYNN)의 김미선 디자이너 등이 참여할 예정이다. 고급화에 걸맞은 브랜드 명칭도 내년까지 만들기로 했다. 구두 제조업체 해원의 박동희 대표는 "자금력이 부족해 유명 디자이너의 도움을 받기 어려웠는데 이번 프로젝트가 큰 힘이 될 것 같다"고 반겼다.

 성수동 구두의 판로 확보를 위해 2014년부터는 2호선 성수역 2층에 전담 매장이 마련된다. 서울시와 서울디자인재단은 성수동 구두골목 활성화를 위해 구두 테마 상징물, 구두 테마역 조성도 추진한다. 성수동 구두골목 일대를 관광 상품화해 소비를 더 촉진시키겠다는 취지다. 성수역이 구두 테마역으로 탈바꿈된다. 2014년까지 역 내부를 구두를 테마로 바꾸고 외부에는 대형 빨간 구두와 같은 상징물을 세운다.

유성운 기자 < piratejoongang.co.kr >

유성운.안성식 기자 ansesi@joongang.co.kr

▶안성식 기자의 블로그 http://blog.joinsmsn.com/anses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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