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돔구장 백지화 파장..무리한 사업추진 책임론

구길용 2010. 2. 7.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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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시스】구길용 기자 = ㈜포스코건설의 사업제안서 제출 포기로 광주 돔구장 건립계획이 사실상 무산되면서 큰 파장이 일고 있다.

시민들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무리하게 추진돼오다 중단된데 대한 책임론과 함께 사업제안서 제출 포기 배경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 포스코 사업포기

광주시와 돔구장 건립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던 ㈜포스코건설은 지난 5일 '광주 돔경기장 개발사업 의견제출'이라는 공문을 통해 사업 포기 의향을 밝혔다.

포스코측은 공문을 통해 "돔경기장 개발사업을 위해 지난 3개월여 동안 분야별 전문용역사와 함께 각종 시설별 시장조사를 토대로 수요 추정 및 분양성 등 사업 추진 방안을 다각적으로 검토했다"며 "그 결과 세계적인 경기침체와 국내 건설경기가 어려운 상황 아래서 민간수익 사업을 통한 돔구장 건설 재원 확보가 미흡한 것으로 판단될 뿐만아니라 광주시의 장기적인 개발계획 및 발전 방향과도 부합되지 않음을 고려해 사업제안서를 제출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포스코건설은 당초 지난해 11월29일 사업제안서를 제출키로 했으나 그 시점을 두 차례나 연기한 이후 결국 사업포기서를 제출했다.

광주시와 포스코건설측은 지난해 10월29일 돔야구장 건립 양해각서를 통해 3만∼3만5000석 규모의 돔야구장을 조성키로 합의했었으나 이날 사업제안서 제출포기로 모두 무산됐다.

포스코측은 돔구장 건설에 따른 수익성을 검토한 결과 사업성이 떨어지는데다 광주 지역 반대 여론을 고려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광주시 관계자는 "지역 내 반대 여론이 높아 돔구장 건설에 필요한 충분한 인센티브 확보가 어렵고 이로 인해 수익 타당성이 맞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사업 포기 배경 분분

포스코측이 전격적으로 사업 포기를 선언한 배경에는 수익사업에 대한 이견이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측이 사업 포기 의견서를 통해 돔구장 건설 재원 확보와 광주시 개발계획을 언급한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사업타당성 검토 결과 수익성이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는게 골자다.

이는 포스코측이 사업제안서 제출 시점을 두 차례나 연기했을 때부터 충분히 예견돼 왔다.

국내 굴지의 기업인 포스코측이 사업제안서 작성 시한을 맞추지 못한다는 게 상식적으로 맞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4개월여 동안 광주시와 포스코측이 돔구장 건설에 따른 수익사업을 놓고 협상을 벌여오다 결국 결렬됐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양측은 당초 워터파크나 아파트 분양, 골프장 조성 등을 부대사업으로 고려했으나 무리한 인센티브에 따른 특혜 논란이 제기되면서 여의치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4000억 원대 막대한 사업비와 연간 100억∼200억 원대 운영비를 부담해야 할 포스코측으로서는 그에 맞는 수익구조를 담보하지 못할 경우 사업에 참여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광주시 입장에서도 부대사업이나 인센티브를 과다하게 제공할 경우 자칫 특혜로 비쳐질 수 있어 신중할수밖에 없었다.

당초 광주시는 부지 제공과 각종 인허가 행정 지원을 약속했지만 이것만으로는 포스코측의 수익구조를 맞출수 없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 무리한 사업추진…소모전

광주 돔구장 건립계획은 지난해 10월29일 광주시의 일방적인 발표로 추진돼 왔다.

광주시와 포스코측이 돔구장 건립 양해각서를 체결한 이후다.

2013년까지 최고 3만5000석 규모의 돔야구장을 건립하고 주변에 스포츠레저관광타운을 조성하겠다는게 광주시의 청사진이었다.

돔구장 건립을 둘러싼 타당성 논란이 있었지만 고려되지 않았다.

물론 새 야구장 건립을 고대해 왔던 야구팬들에게는 전천후 야구경기를 즐길수 있게 됐다는 것이 반가운 소식이기도 했다. 문화예술 공간뿐만아니라 야구 본고장으로서의 랜드마크 기능을 다할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었다.

하지만 도시 규모에 견줘 돔구장이 적절한 것인지 의문이라는 지적과 함께 인센티브 제공이나 투명하지 못한 추진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는 시각이 있었다.인구 143만 명인 도시규모 수준에서 3만석 규모의 돔구장이 과연 적절한 것인지, 또 시장성이나 경쟁력이 있는지 의문이 제기됐다.

또 4000억 원대 사업비와 연간 100억∼-00억 원대에 달하는 운영비를 보전해주기 위해서는 과다한 인센티브가 주어지지 않겠느냐는 '특혜 논란'도 제기됐다.

광주시가 돔구장을 결정하기까지 철저하게 비밀주의로 추진해온 '투명성 논란'도 일부에서 지적됐다. 도시 규모와 야구 인구, 비용에 대한 데이터를 근거로 타당성 분석이나 토론 작업이 있어야 하지만 그렇지 못했다는 것이다.이 같은 지적을 둘러싸고 시민회에서는 뜨거운 논쟁이 벌어졌으나 반영되지 못했다.

돔구장추진심의위를 통해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게 광주시의 일관된 입장이었다. 광주와 함께 돔구장을 추진해온 대구시가 사전 타당성 용역과 중간보고회, 시민여론조사 등을 거쳐왔던 것과 극명하게 대조를 이뤘다.

결국 포스코측이 사업 포기를 선언하면서 무리하게 사업 추진을 해왔던 광주시에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또 지난 4개월여 동안 무성한 논란과 갈등만 양산했던 소모전에 대해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다.

광주시의회도 야구장특위까지 구성했지만 결국 아무런 역할도 못한채 마무리됐다.

◇ 책임론 대두

광주시와 포스코측의 신뢰성 없는 사업 추진 방식에 대해 지역민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공신력있는 기업이 불과 4개월여만에 입장을 번복한 것과 광주시의 무리한 사업 추진에 대한 지적이다.

정동채 광주시장 예비후보는 "포스코의 돔구장 사업제안 포기는 야구의 명가라는 광주시민의 자존심을 훼손하고 우롱하는 무책임한 처사다"며 "무계획적으로 대응한 광주시의 졸속행정 또한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 향후 전망

당초 광주시 계획대로라면 2011년 착공해 2013년까지 돔구장을 완공할 계획이었다. 전천후로 야구를 즐길 수 있는 국내 최고 수준의 스포츠시설을 짓겠다는 것이었다.

뿐만 아니라 문화, 예술 관련 복합시설로 활용돼 광주시민들의 문화 수준 향상에도 기여할 것이라는 게 광주시의 입장이었다.

하지만 포스코의 사업 포기로 모든 게 원점으로 돌아갔다.

현재 제2의 투자의향업체가 돔구장 건립에 관심을 보이고 있으나 포스코측의 사업 포기로 이또한 여의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광주시는 일단 '시민건립위원회'를 구성해 야구장 건립을 추진할 방침이다.

돔구장과 개방형 일반 구장에 대해 지역사회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을 모아 결정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야구장 건립과 관련해 신뢰성을 잃은 광주시가 얼마만큼 추진동력을 확보할지는 미지수다.

kykoo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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