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유일 '현금만 받는 도로'를 아십니까
[경향신문] ㆍ광주 제2순환로 운영사 맥쿼리
ㆍ지원금 분쟁에 ‘하이패스’ 거부
광주 제2순환도로를 운영하고 있는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맥쿼리)가 시민 불편을 덜기 위해 ‘하이패스(전자징수시스템)’ 설치비를 지원하겠다는 광주시의 제안에도 불구하고 이를 거부하고 있다. 이 도로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현금으로만 통행료를 받는다. 교통·신용카드로도 통행료 정산이 불가능하다.
광주시는 11일 “제2순환도로에 하이패스 도입을 위해 3개 구간 가운데 2개 구간은 운영 사업자와 협의를 마쳤으나 맥쿼리가 100% 지분을 갖고 있는 1구간(5.63㎞)은 설치를 거부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2순환도로 3-1구간(3.42㎞)과 4구간(4.58㎞)을 운영하고 있는 사업자는 지난해 12월30일 하이패스 도입에 동의하고 광주시와 합의서를 체결했다. 광주시는 합의가 된 2개 구간에 먼저 공사를 시작해 오는 7월부터 요금소마다 하이패스를 개통시킬 예정이다.
제2순환도로 1구간은 전국 민자 유료도로 22곳 중 유일하게 ‘현금’으로만 통행료를 받는 구간으로 남아 있다. 이 구간 이용 차량은 하루 평균 4만1535대다. 맥쿼리는 시가 ‘도로운영사의 자본금을 원상회복하라’며 2012년부터 중단한 재정지원금을 먼저 주면 설치를 고려하겠다는 입장이다. 맥쿼리는 이 문제를 두고 광주시와 소송 중이다. 맥쿼리는 ‘최소운영수익보장협약’에 따라 예상통행량의 85%에 미치지 못할 경우 나머지를 모두 시로부터 재정지원금으로 받고 있는데 2011년까지 1190억원이 지급됐다.
광주시는 “맥쿼리가 도로운영사의 자본금을 의도적으로 축소시킨 뒤 높은 이율로 운영비를 빌리도록 하는 방법으로 재정지원금 외에도 과도한 이익을 챙기고 있다”면서 ‘자본금 원상회복’ 감독명령을 내린 뒤 지원금 지급을 중단했다. 이에 반발한 맥쿼리 측은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으며 현재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다. 시가 지급을 보류한 지원금은 2014년분까지 850억여원이다.
<강현석 기자 kaj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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