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왜곡' TV조선에서 상 받고 광고까지
강운태 광주시장과 박준영 전남지사가 종합편성채널인 TV조선이 주는 상을 받았다가 뒤늦게 진땀을 흘리고 있다. 수상 뒤 TV조선이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왜곡하는 보도를 내보내 시민들의 반감이 확산되는 데다 이 방송사에 예산을 주고 자치단체 광고를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광주시민단체협의회는 "광주시는 '인권도시 광주'를 왜곡하는 TV조선이 주는 상을 받고 그런 방송사에 시민의 세금으로 광고비를 낸 것은 사과해야 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3일 발표했다. 시민단체협의회에는 광주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시민단체 23곳이 회원으로 가입돼 있다.
강운태 시장과 박준영 도지사는 TV조선이 주는 '2013 한국의 영향력 있는 CEO' 대상을 받았다. 수상자는 지난해 12월 결정됐고 시상식은 2월 열렸다. 단체장이 상을 받은 광주시와 전남도는 공교롭게도 수상이 결정된 이후 이 방송에 2000만원씩을 주고 자치단체를 홍보했다.
광주시는 "수상은 지난해 12월5일 확정됐고 광고는 지난 1월15일에 집행했기 때문에 시장의 수상과 광고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TV조선에 광고를 낸 것은 외지기업 유치를 위한 통상적인 홍보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민단체협의회는 "상을 준 것에 대한 보답 차원에서 광고를 준 것은 아니었는지 석연치 않은 심증을 지울 수 없다"고 밝혔다. 협의회 한 관계자는 "TV조선은 그동안 민주주의 정신을 부정하는 보도를 일삼아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반사회적 흉기'로 지목돼 왔으며 지난 5월에는 '광주민주화운동에 북한군이 개입했다'는 황당한 방송을 하기에 이르렀다"면서 "인권도시를 자처하는 광주시가 이런 방송이 주는 상을 받고 광고까지 한 것은 단체장의 '치적 조급증'이 불러온 생각 없는 행동이었다"고 말했다. 광주시는 "TV조선에 대한 시민들의 정서를 감안하지 않은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강현석 기자 kaj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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