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웅산 수지 광주 방문, 폄훼 확산 속 5·18 가치 재확인

구용희 2013. 2. 3.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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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시스】구용희 기자 = 광주민주화운동의 진실을 폄훼하는 행위에 대해 광주시와 오월단체 등이 강력한 대응을 예고하고 있는 가운데 버마 민주화 운동의 상징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아웅산 수지(68) 여사의 광주 방문으로 5·18의 숭고한 정신과 그 가치가 재확인됐다는 평이다.

지난달 30일 오후 시민들의 환영 속 광주를 찾은 수지 여사는 하룻밤을 머문 뒤 국립5·18민주묘지를 찾는 것으로 광주에서의 공식일정을 시작했다.

그는 '민주의 문' 앞에 마련된 방명록에 자신의 이름을 적는 것으로 민주화의 성지를 찾은 소감을 대신하는 한편 김경철·최미애·윤상원 열사의 묘역을 차례로 둘러보며 오월정신에 대한 깊은 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어 추모광장 한 켠에 마련된 별도의 공간에 외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추념식수를 하기도 했다.

참배를 마친 뒤 곧바로 광주시청을 찾은 수지 여사는 방명록에 'It is an honor to be in the city of brave woman and men, and to feel one with them(용감한 시민들의 도시에서 함께 할 수 있어서 영광입니다)'이란 글을 남겼다.

또 강운태 시장과의 간담회에서 "광주를 방문하고 5·18묘역을 참배한 것을 영광스럽고 행복하게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아시아는 물론 세계 속 민주화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그가 광주에서 보여 준 이 같은 행적은 5·18의 진실을 훼손하려는 잘못된 논쟁의 확산 속 오월의 의미와 가치를 재차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평이다.

실제 최근 국내 일부 네티즌들이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5·18 특별법 폐지를 주장하는 서명 운동을 벌이고 있어 각계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이들은 '공소시효가 지난 사건에 대한 소급입법은 위헌법률'이라는 잘못된 법적 해석과 '5·18은 북한 간첩과 폭도들이 일으킨 폭동'이라는 일부 보수성향 지식인들의 일방적인 견해를 바탕으로 특별법 폐지를 주장하고 있어 5·18단체와 피해 유가족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강운태 시장은 지난달 "인터넷상에서 일고 있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관련 논쟁이 심각한 수준이다"며 우려를 표명한 뒤 "5·18기념재단, 전남대 5·18연구소 등과 협력해 적극 대응할 것이다"고 밝히기도 했다.

송선태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도 "이는 5·18의 역사적 의미는 물론이고 성격자체를 근본적으로 부정하는 행위이며 국기를 흔드는 반국가적·반역사적 범죄 기도 행위"라며 "440여개의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역사정의실천연대에 이 문제를 논의해 줄 것을 공식적으로 요청하고 전국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수지 여사의 광주 방문을 계기로 확고한 시대정신과 역사의식을 곧추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됐다.

3일 5·18기념재단 김찬호 사무처장은 "수많은 수상과 함께 세계적 지도자로 부상한 수지 여사가 바쁜 일정 속 광주를 빼놓지 않고 찾은 점만 놓고 볼 때도 5·18의 진실을 폄훼하려는 시도가 얼마나 부질없고 헛된 것인가를 느끼게 한다"며 "민주·인권·평화의 도시 광주의 책무가 새삼 더 무겁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또 "지금의 시대정신은 광주의 위상에 걸맞는 국제적 민주도시로서의 역할을 요구하고 있다"며 "수지 여사의 광주 방문이 확고한 오월정신의 정립으로 이어졌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persevere9@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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