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대형마트 3년간 3조원 벌고도.. 공익사업 등 지역 환원은 매출의 0.2%뿐

배명재 기자 2012. 11. 27. 21:2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생색내기에 그쳐.. 지역농산물 판매·고용도 저조

'싹쓸이 영업'을 하면서 사회 환원에는 인색하다는 대형마트에 대한 인식이 사실로 확인됐다. 공익사업을 위해 쓰는 사업비가 너무 적고, 지방 진출 때 약속한 지역농산물 판촉 확대와 일자리 만들기도 빈말에 그치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민주통합당 이낙연 의원(담양·함평·영광·장성)이 27일 발표한 '2010~2012년 광주·전남 대형마트 현황분석'에서 드러났다.

이 자료에 따르면 2010년부터 3년간 지역 50개(광주지역 29곳, 전남지역 21곳)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이 올린 매출액은 2조9525억원에 이른다. 올해만 해도 이들 업체는 경기불황 속에서도 매출액 8258억여원을 기록했다. 연말까지 1조원이 넘을 것으로 분석됐다. 2010년엔 1조440억9600만원, 지난해엔 1조825억8500만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매장별 매출 순위로는 광주의 이마트 광주·봉선·광산점 등이 1·2·3위를 차지했고, 전남에서는 홈플러스 순천, 이마트 순천·목포점 순으로 매출액이 높았다.

그러나 이들 대형마트의 지역 기여도는 매우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기업이 지역 공익사업에 쓴 액수는 전체 매출의 0.2%인 59억1300만원에 불과했다. 또 지역농산물 구매에 쓴 돈은 전체 매출의 20% 수준인 6000여억원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지역농산물 매출이 50%가 넘은 농협 하나로마트와 비교된다.

지역민 고용인원도 3879명에 불과했다. 이는 점포당 78명 수준으로, 대부분 직원이 본사 또는 외지에서 채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일자리를 얻은 지역민 절반이 비정규직이었다. 이는 대형마트가 회원사로 있는 한국체인스토어협회가 최근 '점포당 평균 500~600명을 채용하고 있다'고 밝힌 내용과 크게 달라 시비가 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 의원은 "막대한 수익을 내는 대형마트가 이렇게 지역에 무관심하다는 것은 사회문제로 볼 수 있다"면서 "지역민들이 다소 불편하더라도 재래시장을 활용하고, 이들 업체의 지역기여도를 높이도록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정 광주 북구 운암동 대형마트입점저지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은 "그동안 대형마트들이 우회입점 등 온갖 편법을 동원해 광주의 골목상권과 농촌 읍·면 지역 상권을 모두 장악한 상태"라면서 "서로 판촉 경쟁에만 매달릴 뿐 지역사회 관심은 생색내기에 그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기홍 광주경실련 사무처장은 "싹쓸이 영업 못지않게 '최저가 농산물 구입'을 원칙으로 하는 이들 업체의 구매방식으로 농민들이 출혈경쟁에 내몰리는 부작용도 큰 문제"라고 말했다.

<배명재 기자 ninaplus@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