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폭리 맞서 '국민석유회사' 뜬다

글·사진 박용근 기자 2012. 7. 31.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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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약정 326억원 돌파

기름값 폭리에 맞서 국민들이 직접 석유회사를 만들겠다고 나섰다.

기름값을 지금보다 20% 낮추겠다는 것이 목표다. 반응은 폭발적이다. 국민들은 인터넷 약정을 통해 326억원을 모금했다. 석유회사 준비위원회는 서울과 광주, 대전, 전주 등에서 잇달아 발족식을 열고 기세몰이를 하고 있다.

'착한 기름값'을 목표로 설립 중인 '국민석유회사' 전라북도 준비위원회는 30일 전주시 전북도청에서 발족식을 하고 "4대 독과점 정유사들이 연간 5조5000억원의 폭리를 취하고 있다"면서 "정부도 해마다 26조원의 유류세를 거둬 우리나라 국민은 세계 최고의 기름값을 내고 있다"고 밝혔다.

국민석유회사 설립추진 전북준비위원회가 지난 30일 전북도청에서 발족식을 갖고 국민들에게 기름을 20% 싸게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전북준비위원회 참여인사는 김승환 전북교육감을 비롯해 진태호 전주변호사회장, 김광수 도의원, 김용남 행정개혁시민연합 대표 등 진보적인 인사들이다. 전국 설립준비위원회 상임대표는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낸 이태복씨다.

국민석유회사의 골격은 전국 차량 소유자 1600만명이 주당 1만원을 출자해 주주로 참여하는 1인1주 국민기업이다. 이를 통해 자본금 1000억원 규모의 국민 정유회사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국민들이 주주로 참여하면 회사 설립 후 이익 배당을 받을 수 있다.

정유사의 기름값 횡포에 대한 저항열기는 주주 모집결과에서 나타나고 있다. 준비위원회의 인터넷(www.n-oil.co.kr)주주 모집은 두 달 만에 326억원이 약정됐다. 준비위원회는 올해 안에 1000억원 모금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준비위원회는 1차 목표액인 500억원을 돌파하면 발기인 총회를 열고 정부에 국민석유회사 설립 허가를 요청할 계획이다.

전북준비위원회 김광수 전북도의회 의원은 "국민석유회사는 정유사들의 폭리로 국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관점에서 5대 거품빼기국민운동본부가 주관해 추진 중"이라며 "지금 같은 국민 성원이 이어진다면 질 좋고 저렴한 기름을 공급하는 일은 현실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준비위원회는 국민석유회사가 설립되면 값싼 캐나다와 시베리아 저유황원유를 도입해 원가, 정제비, 운송비 절감으로 경영합리화를 도모하겠다는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이 경우 기름값을 20% 정도 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태복 상임대표는 31일 "국민성원에 힘입어 모금액을 3000억원으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전국 850여개의 독립주유소를 중심으로 유통망을 구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유사 관계자는 "세금이 70% 이상을 차지하는 가격구조에서 20%를 싸게 소비자에게 공급할 수 없다"면서 "정유사 최대마진이 5%도 되지 않는데 세금을 줄이지 않고 가격을 20% 인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일축했다.

< 글·사진 박용근 기자 yk21@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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