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고래상어' 진짜 그물에 걸렸나
최근 제주에서 희귀종이자 가장 큰 어류인 고래상어(사진)가 잇달아 잡힌 것을 놓고 '진짜 기적'인지, '조작된 기적'인지 논란이 분분하다. (경향신문 7월17일자 14면 보도)
제주해경이 17일 수사에 착수하면서 고래상어를 둘러싼 논란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 일부 누리꾼들은 '제주 근해에 살지도 않는 어종이 갑자기 잡히나' '뒷거래로 들여와놓고 정치망에 걸렸다고 쇼한다' 등의 반응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고래상어를 전시 중인 '아쿠아플라넷 제주'는 "정당하게 기증 받아 문제없다"고 밝혔다. 지난 13일 개관한 서귀포시 성산읍 '아쿠아플라넷 제주'의 수조에는 길이 4~4.5m, 무게 500~600㎏에 이르는 고래상어 두 마리가 관람객을 맞고 있다. 동양 최대 수족관에 걸맞게 마리당 10억원에 이르는 고래상어들이 유유히 헤엄치고 있다. 이들 고래상어는 아쿠아플라넷 개관일보다 각각 4일과 6일 앞서 제주 연안에서 잡혔다. 10년 넘게 한 마리도 잡히지 않던 고래상어들이 동일인이 쳐놓은 똑같은 정치망에 이틀 차이로 생포된 것이다.
개관을 위해 고래상어 두 마리를 중국에서 수입하려다 중국 정부에 의해 거부돼 비상이 걸렸던 아쿠아플라넷 측에서는 고래상어 생포가 '용왕님의 선물'이었다. 중국에서 수입했을 경우 20억원이 넘는 비용도 아낀 셈이 됐다.
그러나 제주해양경찰서는 이날 "아무리 우연이 겹쳤다고 하지만 고래상어 포획 과정에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있다"며 수사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해경이 제기하는 의문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발견자의 신고가 없었다는 점이다. 어민들은 통상 그물에 고래가 걸릴 경우 해경에 신고해야 하지만 어민은 신고 없이 아쿠아플라넷에 바로 전화했다. 또 어민이 고래상어를 무상기증했다는 것이다. 제주해경 신용희 수사과장은 "밍크고래 한 마리도 그물에 걸리면 수천만원을 벌어 '바다 로또'로 불린다"며 "아무리 상어지만 즉각 두 마리나 무상기증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그는 "수사방향은 고래상어가 진짜 잡힌 것인지를 확인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쿠아플라넷 운영사인 한화 호텔 & 리조트 유덕종 상무는 "고래상어를 수조에 넣은 뒤 꿈인 것 같아 직원들끼리도 얼굴을 꼬집어봤다"며 "정당하게 기증 받아 법적으로 문제될 게 없다"고 밝혔다.
유 상무는 "중국에서 수입이 안돼 일본에서도 수입을 추진했으나 개관일자에 맞출 수 없었다"며 "때마침 애월읍에서 고래상어 생포 연락이 왔고, 일본의 고래운송 전문가도 마침 제주에 와 있어서 애월항부터 아쿠아플라넷까지 안전하게 운송했다"고 말했다. 그는 "기적이 겹쳤다"며 "고래상어는 어류이기 때문에 국내에서 포획금지나 신고 대상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고래상어를 잡은 어민 임영태씨는 "살아 있는 고래상어였기에 바다에 죄를 지을 것 같아 팔지 않고 아쿠아플라넷에 전화했다"며 "무상으로 기증했고 연구목적에 잘 사용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제주 | 강홍균 기자 khk5056@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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