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교육청-브니엘국제예술고 "장학지도·교육방해" 진통

허상천 2013. 10. 2.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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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뉴시스】하경민 기자 = 내년 신학기에 브니엘국제예술고등학교로 교명을 바꾸고 교육개혁을 추진중인 부산 브니엘예고가 부산시교육청의 제동으로 진통을 겪고 있다.

이 학교가 교명 변경과 함께 글로벌 예능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성적우수 학생들을 선발해 '국제반'을 운영하겠다고 나서자, 관할 교육청이 학교 홍보물 문구를 문제 삼아 신입생 모집 내용을 제대로 알릴 수 없도록 하는 바람에 반발을 사고 있는 것이다.브니엘국제예술고는 오는 14일부터 시작되는 2014학년도 신입생 모집에 전력 투구할 계획이지만 홍보에 제동이 걸려 학사운영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이 학교는 2014학년도 신입생 모집 요강을 학교 홈페이지 등을 통해 널리 알리고 홍보 리플렛을 제작해 부산시내 중학교를 찾아다니며 성적 우수학생 유치에 나서고 있다.이와 함께 내년 신입생 중 미술 전공분야에 성적 우수학생 40명을 특별 선발해 '국제반'으로 운용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 학교 '국제반'은 2014학년도 신입생 중 내신 상위 5% 이내의 교과 성적 우수 학생을 모집해 맞춤식 교육을 통해 모두 전국 상위 1% 이내로 끌어올려 서울의 명문대학으로 꼽히는 이른바 'SKY' 대학에 진학시킬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국제반 학생들이 전원 기숙사생활을 하면서 방과 후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수준별 이동수업과 심화학습에 집중토록 하고 24시간 정독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방과 후 특강에는 외부의 우수 강사들을 초청해 수업의 질을 높이는 방안도 마련했다.

이 밖에도 특목 예술고의 장점을 살려 국제반 학생들을 포함해 재학생 전원 1인1기 교육을 통해 미술이나 음악, 무용 중 한 과목을 익히도록 함으로써 명품인재를 키운다는 야심찬 업그레이드 교육 개혁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 학교가 국제반을 운용한 영재교육을 강조하고 나선 데는 운영위기에 놓인 학교를 되살리려는 교직원들과 학부모들의 자구 노력에서 비롯됐다.

최근 우리나라의 저출산 추세에 따라 해마다 신입생 지원자들이 줄어들면서 최근 몇 년간 정원 미달사태를 빚는 등 신입생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유명 미술대학들이 실기 비중을 점차 줄이는 바람에 일반계 고등학교에서도 미술대 진학이 수월해 지면서 미술과를 지원하는 학생들이 눈에 띄게 줄고 있다.

게다가 교육당국의 일방적인 교육 정책 변경으로 브니엘예술고를 압박하고 있다.

부산시교육청이 내년부터 전문계 고등학교인 부산디자인고를 공립 특목예술고인 '한국조형예술고'로 변경하고 올해 공예, 디자인 전공 등 180명을 모집토록 함으로써 브니엘국제예술고는 미술전공 신입생 모집에 비상이 걸렸다.

사립 특목예술고는 비싼 학비 등으로 공립예술고와 경쟁에서 부대낄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브니엘예술고는 학교를 살리기 위해 학부모와 졸업생 등의 동의를 얻어 '국제예술고'로 전환하고 성적 우수학생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브니엘예술고는 같은 재단의 브니엘예술중학교가 앞서 지원자 미달로 전교 학생 수 75명으로 폐교 위기에 놓인상황에서 '브니엘국제예술중학교'로 교명 변경 후 성적 우수학생을 유치해 명문예술중학교로 급부상한 경험을 살려 이번에 '국제예술고' 전환을 계기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는데 승부수를 던졌다.

이 같은 학교 측의 노력에 관할 교육당국이 우수학생 모집에 제동을 걸고 되레 찬물을 끼얹고 나서자 학부모들과 동문들이 심하게 반발하고 있다.

부산시교육청은 최근 브니엘예술고에 "입학전형 요강 승인때 포함되지 않은 '교과 성적 우수자 정원 20% 이내 국제반(International Art Class) 선발 편성' 문구를 삭제할 것"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이에 앞서 지난달 23일에는 브니엘예술고에 담당 장학관과 장학사를 보내 "국제예술고등학교로의 학교명칭 변경 인가 취지는 '글로벌 예술인재 양성'이 목적이므로 예술분야에 재능과 적성이 있는 학생들을 발굴 육성하는 교육프로그램으로 홍보자료를 구성하라"며 이 학교 홍보책자까지 문제 삼는 바람에 학교 자구 노력에 지나친 압력을 행사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학교 관계자는 "장학관이 '교과 성적 우수학생을 위해 국제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는 문구에 대해 '예술고에서 교과 성적이 우수한 학생을 뽑는 이유가 뭐냐' '국제반 명칭을 왜 썼느냐' 며 장학지도가 아닌 꼬투리잡기 식으로 따져 황당했다"고 말했다.또 '맞춤식 교육' '자기주도 학습' '전원 기숙사 생활' '명문대 진학 목표' '상위 1% 학생 육성' 등의 홍보 문구에 대해서도 "학원 홍보물 같다"며 삭제하거나 고칠 것을 요구하는 등 지난친 간섭을 하는 바람에 담당자들로부터 반발을 사기도 했다.

이에 대해 브니엘예술고는 "홍보책자 내용은 학생모집을 위해 교육 방침을 소개하는 내용으로 특목 예술고로서 입시요강에 위배되는 내용은 없다"고 해명했다.

성적 우수학생 우선선발에 대해서도 올해 초 관할 교육청으로부터 승인받은 '미술과 지원자 중 교과 성적 상위 30% 이내를 정원 내에서 우선 선발'할 수 있다는 입시요강에 따른 것일 뿐이라는 것이다.

이를 두고 교사들은 "교육청이 우수학생 양성을 위한 학교측의 자구노력에 지원은 못할망정 훼방 놓는 처사는 없어야 할 것"이라며 반박했다.

최근 이 학교 입시 설명회에 참석한 한 학부모는 "대부분의 대학들이 미술 전공의 경우 점차 실기시험을 배제하고 교과 성적위주로 신입생을 선발하고 있는데, 이런 대학의 입시흐름에 발 빠르게 대처하는 학교를 격려해 주기는 커녕 추세를 거스르는 장학지도는 시대에 뒤떨어진 참견일 뿐"이라며 반발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학교가 아이들을 공부시켜서 좋은 대학에 보내겠다'는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 학생모집에 전력 투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교육청이 트집잡기 식으로 학생모집에 차질을 빚게 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브니엘예술고 측은 교육당국과의 계속되는 마찰을 피하기 위해 일단 학교 홈페이지에 올린 입시요강 중 '교과 성적 우수자 정원 20% 이내 국제반 선발 편성' 문구는 장학사의 요구에 따라 삭제했다.

yulnet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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