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 투신 불러온 부산대 사태..어디서부터 어긋났나?

부산CBS 박중석 기자 2015. 8. 17.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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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장 선출방식을 둘러싼 부산대 사태가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자료사진)
17일 부산대 현직 교수가 총장 직선제 폐지 반대를 주장하며 투신 사망한 가운데, 학내 구성원들의 의견 수렴 없이 제도 개선을 추진했던 대학 측의 독선이 참담한 결과로 이어졌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부산대의 총장 선출 방식을 둘러싼 학내 갈등은 김기섭 현 총장이 취임한 해인 2012년 8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부산대 교수회에 따르면 김 총장은 당시 총장 후보 당시 대학의 자율성 확보를 위해 총장 직선제를 고수하겠다던 공약을 뒤집고 '총장추천위원회 (간선제)에서의 선정' 방식으로 학칙을 변경했다.

이에 반발한 부산대 교수 30여 명은 그해 8월 29일부터 다음해 3월까지 210일 동안 총장실에 대한 점거 농성을 벌였고, 김 총장은 결국 총장 공한을 통해 전체 교수에게 직선제 복귀를 약속했다.

총장 공한에 따라 총장과 교수회장의 합의로 구성된 총장선출제도위원회는 2014년 6월까지 총장선출방식 개정절차를 완료하기로 했다.

하지만, 김총장은 2014년 3월 20일 합의서상의 투표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총장의 직선제 선정 규정을 폐지, 사실상 간선제로의 전환을 공포했다.

다시 학내의 거센 반발이 일자 김 총장은 교수 총투표를 실시해 총장 선출 방식을 결정하기로 한 발 물러섰다.

그해 12월 9일 교수회는 정기총회에서 합의서에 첨부된 교수회안과 대안본부안을 투표에 부쳤고, '선거공정성을 강화한 직선제안'이 84%의 압도적인 지지로 결정됐다.

그러나 김 총장은 이 같은 투표 결과를 인정하지 않은 채 공한을 통해 '올해 5월 말까지 대학구성원의 의사를 물어 총장 선출제도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약속했던 5월이 되자 김 총장은 '투표 결과를 참고해 총장이 결정한다'는 투표 계획을 공고하며 교수회와의 약속을 다시 깨뜨렸다.

김 총장은 이어 6월 2일 '그동안의 모든 학내 합의와 약속은 없던 것으로 하겠다'는 취지의 공한을 발표해 총장 선출 방식의 간선제 전환을 못 박았다.

결국, 자신이 내걸었던 약속을 3번에 걸쳐 번복한 것인데 이 과정에서 신뢰가 깨진 학내 구성원들의 좌절과 반발감은 극에 달해 있는 상태였다.

부산대의 한 교수는 현 상황에 대해 "지금의 부산대 사태는 직선제와 간선제의 문제이기 이전에 제자들에게 대학 내 민주주의가 살아 있음을 보여주기 위한 스승들의 절박한 행동"이라고 말했다.

[부산CBS 박중석 기자] jspark@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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