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와 남해 경계선은 달맞이냐 오륙도냐

김상진 2013. 5. 24.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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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운대·남구 신경전관광 명소화 추진으로 충돌시, 안행부에 해석 요청키로

동해와 남해의 경계를 두고 부산 해운대구와 남구가 대립하고 있다. 해운대구는 달맞이 언덕의 해월정(왼쪽)을 경계라고 주장하는 반면, 남구는 오륙도 선착장 앞 경계석이 기준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해운대 앞바다는 과연 동해인가, 남해인가.

이 질문에 선뜻 대답하기 힘든 것은 동해와 남해의 정확한 경계가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부산시 해운대구와 남구가 그 경계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남해와 동해의 경계를 명소화해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것이다. 두 자치단체가 두 바다의 경계가 서로 자기 지역에 있다고 주장하는 것뿐만 아니라 정부 기관들도 두 바다의 경계를 서로 다르게 잡고 업무를 보고 있다.

 먼저 포문을 연 곳은 해운대구. 해운대구는 국립해양조사원의 『우리나라의 해양영토』 책자를 인용해 해운대 달맞이언덕 해월정 앞바다가 남해와 동해의 경계라고 23일 발표했다. 그 책자에 나와 있는 대로 해월정 앞바다인 북위 35도, 동경 129도에서 북쪽을 기준으로 135도 방향으로 뻗는 직선이 남해와 동해의 경계라는 것이다.

 해운대구는 달맞이언덕을 '남해와 동해가 만나는 곳'으로 홍보할 계획이다. 해월정 인근에 '두 바다가 만나는 광장'을 조성한다. 상징조형물, 포토존도 세울 계획이다. '남해와 동해를 걷는다'를 주제로 걷기 행사도 열 계획이다. 해월정 인근의 달맞이 근린공원 4만7000㎡(1만4217평)를 관광지로 지정하기 위한 절차에 들어갔다. 동백섬에서 해운대 해수욕장을 거쳐 남해와 동해 경계인 달맞이언덕까지 하나의 관광벨트로 완성하겠다는 목표다. 해운대구가 남해·동해 경계 마케팅을 강화하는 것은 정부의 남해안 관광벨트 조성사업에 해운대구를 포함시키려는 계산도 깔려 있다. 남해와 동해의 경계가 해월정이 되어야만 해운대 해수욕장이 남해에 속하기 때문이다. 남해안 관광벨트 사업 대상지역에 포함되면 정부의 각종 지원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남구는 용호동 오륙도가 보이는 해안인 해맞이공원에 남해와 동해의 경계 표지석을 2010년 11월에 이미 세웠다. 남구는 국립해양조사원이 2008년까지 남해와 동해 경계를 오륙도와 가까운 해안인 성두말로 잡은 점을 근거로 표지석을 세운 것이다.

 안전행정부도 오륙도 앞 해맞이공원을 동해안을 따라 770㎞를 걷는 '해파랑길' 출발점으로 정했다. 해파랑길 안내소도 오륙도 해맞이공원에 지난 2월 지었다. 국비·시비 11억원을 들여 지은 안내소(전체 면적 339㎡, 지상 2층)에는 해파랑길 정보를 검색할 수 있는 종합안내시스템도 갖췄다. 남구는 해파랑길 출발점을 널리 알리면 남해와 동해 경계가 자연스레 오륙도가 될 것으로 보고 느긋한 입장이다. 김창희 부산시 남구 문화체육과장은 "해상 경계에 대한 기준이 정확하지 않고 자꾸 바뀌는 것이 문제다. 경계를 놓고 이웃 자치단체와 다툴 생각은 없으며 우리는 오륙도를 경계로 삼고 홍보를 계속 하겠다"고 말했다.

 해운대구와 남구가 신경전을 벌이자 부산시가 중재에 나섰다. 부산시는 안행부에 남해에 동해의 경계에 대한 해석을 내려 줄 것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내기로 했다.

 임동균 부산시 항만물류과 주무관은 "시민들의 혼란을 없애기 위해 경계를 정확히 할 필요가 있다. 안행부의 지침을 받아 본 뒤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관련 법규가 없는 데다 정부 기관마다 경계를 다르게 잡고 있어 해운대구와 남구의 신경전은 쉽게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글=김상진 기자 < daedanjoongang.co.kr >

사진=송봉근 기자

김상진.송봉근 기자 daed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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