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애견 해수욕장' 찬반 논란 가열

최승현 기자 2013. 8. 27.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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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견 동호인 "늘려달라" 일부 피서객 "불쾌하다"

강릉시가 올해 전국에서 처음으로 도입해 운영한 '애견 해수욕장'에 대한 찬반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강릉시는 지난 7월12일부터 지난 26일까지 경포해변 사근진 해수욕장 800m 구간 중 270m를 '애견 전용 해수욕장'으로 지정해 운영했다. 이 해수욕장엔 애견용품 판매점과 보관소 등도 설치됐다.

애견을 동반해 백사장을 자유롭게 출입하며 피서를 즐길 수 있는 해수욕장이 첫선을 보이자 동물 애호가들이 앞다퉈 이곳을 찾았다.

피서객들이 데리고 온 애완견들이 강원 강릉시 사근진 애견 해수욕장 파라솔 밑에서 더위를 피하고 있다. | 강릉시 제공

올 피서철 사근진 해수욕장 이용객은 2만5047명으로 이 중 1만4020명이 8980마리 애견을 동반해 '애견 전용 구간'을 찾은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사근진 해수욕장 전체 이용객은 1만5008명에 불과했다.

애견 전용 해수욕장을 지정, 운영함에 따라 지난해보다 피서객을 1만여명 더 유치한 셈이다.

강릉시는 애견 인구 100만 시대가 머지않은 현실을 고려해 운영한 '애견 전용 해수욕장'이 성공적인 첫발을 내디딘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누리꾼들은 강릉시 홈페이지 민원 게시판에 애견 해수욕장 운영에 대한 찬반 글을 잇따라 올리면서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애견 동호인들은 지속적으로 애견 해수욕장을 운영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일부 피서객들은 불쾌감을 표출하며 상설화에 반대하고 있다.

민모씨(경기도)는 "애견 해수욕장을 찾았는데 강아지들이 쉴 수 있는 파라솔과 강아지 샤워장도 잘 구비돼 있어 정말 좋았다"며 "애견 해수욕장 운영기간을 늘려 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반면 이모씨는 "개 해변인지 모르고 갔다가 네 살배기 아이가 모래사장에 있는 개똥을 가지고 놀려고 해 너무 놀랐다"며 "개털이 빠진 바닷물에서 아이들이 장난을 하다 물을 먹지 않을까 노심초사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김모씨(파주)는 "사람도 수영을 하면 머리카락이 빠질 수 있고, 소변을 보는 경우도 생각보다 많다"며 "강아지란 이유만으로 지저분하다고 하는 것은 납득이 안된다"는 글을 올렸다. 김씨는 "좋은 아이디어인 만큼 애견 해수욕장을 사시사철 오픈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서동원 강릉시 여름해변 담당은 "해운대와 대천해변 운영 관계자들이 애견 해수욕장 운영실태를 견학하기 위해 방문하기도 했다"며 "각계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평가, 애견 해수욕장 상설화 여부를 신중히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 최승현 기자 cshdmz@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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