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KAIST 신임교수 채용에 '제동'
교수채용 내년예산 전액삭감.."조직슬림화" 요구
(대전=연합뉴스) 윤석이 기자 = 교수 충원을 통해 교수 1인당 학생수 비율을 세계적 대학 수준으로 올리려던 `KAIST 서남표호'에 급제동이 걸렸다.
23일 KAIST에 따르면 세계적 연구역량 확충 등을 위해 내년에 신규로 35명의 교원을 뽑기로 하고 교육과학기술부와 기획예산처에 10억여원의 관련 예산 배정을 요청했으나 전액 삭감됐다.
이는 새 정부들어 `공공부문 10% 예산 절감' 등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교수 정원을 대폭 확대하는 데 기획예산처가 난색을 표명한 데다 타 국립대학과의 형평성 문제도 지적됐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KAIST 한 관계자는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공공부문 전체가 조직, 예산을 줄이고 있는 데 KAIST만 교수 수를 늘릴 수 없다는 게 예산 편성 관계자들의 입장"이라며 "KAIST가 먼저 자구노력을 통해 조직을 슬림화한 뒤 교수 증원에 나설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KAIST 발전 5개년 계획(2007-2011)'에 따라 현재 450명 안팎인 교수 정원을 정부 예산 지원을 통해 100명, 자체 예산확보를 통해 150명씩 늘려 2011년에 700명 안팎으로 증원하겠다는 KAIST의 계획은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KAIST는 서남표 총장 부임 이후인 2006년 9월부터 올 8월말까지 2년간 72명의 교수를 새로 뽑았으며 내년에 35명, 2010년에 30명, 2011년에 30명을 정부 지원으로 충원할 계획이었다.
2006년말 현재 KAIST의 교수 1인당 학생수는 17.4명(7천336/421명)으로 주요 경쟁 대학으로 꼽고있는 미국 MIT의 10.3명(1만206/992명), 스탠퍼드대의 8.4명(1만4천881/1천771명), 하버드대의 7.8명(1만9천844/2천531명)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자 KAIST는 교육과학기술부가 추진중인 `세계 수준의 연구중심대학 육성 사업인 WCU(World Class University) 프로그램'을 통해 신임 교원을 확보키로 하고 ▲새 전공 발굴 분야에 5개팀 ▲외국인 교원 채용 분야에 10개팀 ▲해외 석학 초빙분야에 6개팀을 구성, 응모에 나서기로 한 상태이다.
WCU는 교과부가 대학의 국제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해 5년간 8천250억원을 투입해 유명 석학 초빙 등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특히 KAIST가 새 정부의 부처 통폐합으로 옛 과학기술부 소속에서 타 국립대와 마찬가지로 교과부로 편입되면서 예산 지원 등이 축소될 것이란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감이 적지않다.
KAIST 예산담당 관계자는 "교수채용 관련 예산은 반영되지 않았지만 내년 연구비로 100억원을 추가로 지원받기로 하는 등 정부차원의 지원이 이뤄지고 있어 대학발전계획 추진에는 차질은 없을 것"이라며 "자체 기금과 기업체 지원금 등을 통해 부족한 교원을 충원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seoky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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