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 산골 초등생 "보고 싶다" 손편지에 감동한 한화, 전교생 경기장 초청
[경향신문] ㆍ“프로야구 직접 보게 될 줄이야”
ㆍ체육시간 발야구 배우며 프로야구 재미에 푹 빠져
ㆍ내일 한화·넥센전 초대 “목이 터져라 응원할게요”
야구 경기를 보고 싶은 산골 초등학교의 한 여학생이 쓴 한 장의 손편지로 전교생 54명에게 ‘꿈같은 일’이 일어났다. 한화이글스는 18일 충북 청주야구장에서 열리는 한화 대 넥센 프로야구 경기에 괴산군 감물초등학교 전교생을 초청했다고 16일 밝혔다.
충북 괴산군 괴산감물초등학교 5학년 박은슬양(12)이 지난 1일 프로야구 한화이글스 구단에 “야구 경기를 보고 싶다”는 소망을 적어 보낸 편지. 충북 괴산감물초등학교 제공 |
감물초등학교는 성불산·주월산·박달산 등에 둘러싸여 있는 산골 학교다. 이 학교 학생들은 프로야구 경기를 TV에서만 봤을 뿐 직접 본 적이 없다. 박정미 감물초 교사는 “최근 5·6학년 학생들이 체육시간에 운동장에서 발야구를 배웠는데 이때부터 학생들이 야구에 관심을 갖고 프로야구를 직접 보고 싶어 했다”면서 “하지만 농번기로 학부모들이 농사에 바쁘고, 프로야구 경기가 치러지는 도시와 거리가 멀어 프로야구 경기를 보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 학교 5학년인 박은슬양(12)은 지난 1일 자신과 친구들의 마음을 담은 손편지를 한화이글스에 보냈다. 펜으로 한 자 한 자 써내려 간 박양의 편지에는 “발야구를 배우면서 야구 규칙도 알게 되고 재미있다는 걸 알게 됐다”며 “저와 친구들 모두 야구장에 가지 못했는데 꼭 가보고 싶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박양은 또 “다 같이 파도타기 응원도 하고 싶다. 만약 제가 야구장에 가게 된다면 목이 터져라 응원도 해 드리겠다”는 약속도 했다.
정성과 동심을 담은 박양의 손편지는 한화이글스와 학교의 마음을 움직였다. 이 편지를 받아본 한화이글스는 지난 14일 학교에 연락해 전교생과 학부모 등 100명을 초대하는 초청장을 전달했다. 학교 측도 학생과 학부모가 안전하게 청주야구장까지 다녀올 수 있도록 45인승 버스 2대를 빌리기로 했다. 이 소식이 학생들 사이에 알려지면서 작은 산골 학교가 들썩이고 있다. 박 교사는 “반마다 야구 선수들을 응원하는 구호가 울려퍼지고, 교장 선생님은 학생들이 프로야구 경기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야구 규칙을 설명해 주고 있다”면서 “미술 선생님은 야구장에서 학생들 얼굴에 그려 줄 페이스 페인팅을 공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편지를 쓴 박양은 “야구 경기를 보고 싶어 하는 마음을 담아 편지를 썼는데 실제로 이뤄져 정말 신기하다”며 “친구들과 야구장에서 야구를 보며 신나게 응원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삭 기자 isak84@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역사저널 이어…KBS, 이번엔 라디오 진행에 ‘보수 유튜버’ 발탁
- 민주당 당선인들 ‘명심’ 독주에 견제구...추미애 탈락·우원식 선출 배경
- [종합]“팬들에 돈달라 하겠냐” 길건·홍진경도 분노···끊이질 않는 사칭범죄
- 김호중 공연 어쩌나... KBS “김호중 대체자 못찾으면 KBS 이름 사용 금지”
- “소주 한 병” 尹 발언 풍자한 ‘돌발영상’ 삭제···“권력 눈치 정도껏”
- 사측이 “조수빈 앉혀라”…제작진 거부하자 KBS ‘역사저널 그날’도 폐지 위기
- 이원석 검찰총장 “인사는 인사, 수사는 수사”…사전 조율 여부엔 “말 않겠다”
- [우리는 서로의 증언자②] 이남순 “여자로서 끝났다” 몸도 마음도 깊숙히 꿰뚫은 그날의 상처
- 늙으면 왜, 다들 손만 잡고 잔다고 생각할까
- “태국 파타야 한인 살인사건 용의자, 캄보디아 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