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발효 땐 미국 영화·드라마 '홍수'

송진식·최희진 기자 2011. 11. 11.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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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 TV 편성비율 변경 "국산 애니 보고싶어도 못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되면 유료방송에서 내보내는 국산 영화·애니메이션(만화영화) 비중이 줄어든다. 대신 공중파TV나 유료방송에서 내보내는 외화 중 1개 국가의 콘텐츠 편성비율 상한선이 60%에서 80%로 확대된다. 그만큼 미국산 영화·드라마 비중이 높아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폭력·선정적인 영화가 무분별하게 안방에 쏟아질 경우 문화적 충격을 주는 것은 물론 청소년들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11일 국산 영화·애니메이션 의무편성비율을 줄이는 내용을 담은 '방송프로그램 등 편성에 관한 고시 일부 개정안'을 의결했다. | 관련기사 2면

정부는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위성방송사업자,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의 한국산 영화 편성비율을 현행 25%에서 20%로 낮췄다. 국산 애니메이션 편성비율도 35%에서 30%로 줄였다. 방통위는 지상파TV와 유료방송에서 내보내는 외국 제작물(1개 국가) 편성비율 상한을 60%에서 80%로 높이는 내용의 방송법 개정안도 의결했다. 이번에 의결된 개정안은 한·미 FTA가 발효되면 곧바로 시행된다.

정부의 관련 법 개정은 한·미 FTA 협상 타결 때 양국 간에 합의한 내용이다. 한·미 FTA 부속서Ⅰ(한국의 유보목록, 방송서비스 분야)은 협정 발효일 이전에 한국 정부가 이 같은 조치들을 취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신대 이해영 교수는 "유럽연합은 문화다양성협약 때문에 한국과 FTA를 체결할 때 시청각 서비스 분야에선 어떤 요구도 하지 않았다"며 "한·미 FTA가 발효되면 문화다양성이 침해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국산 드라마·애니메이션 편성비율이 줄어들면 국내 문화산업이 타격을 입게 된다.

영화제작가협회 최현용 사무국장은 "가뜩이나 유료방송 채널의 국산 콘텐츠 편성 기피 현상이 심해지고 있는 마당에 정부가 나서 편성비율까지 줄이는 것은 콘텐츠 제작업체들에게 죽으라는 얘기나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한국독립애니메이션협회 최유진 사무국장은 "애니메이션 산업은 지원을 해줘도 부족할 판인데 편성비율을 줄인 건 납득할 수 없다"며 "정부가 애니메이션을 주력산업이라고 말하면서 실제로는 후퇴하는 정책을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특정 1개 국가의 의무편성비율을 높인 것은 영화산업 경쟁력이 높은 미국의 요구에 따른 것이다. 그만큼 한국 안방에서는 미국 드라마·영화에 노출되는 빈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한국콘텐츠진흥원 권호영 수석연구원은 "이번에 높아진 편성비율만큼 미국산 콘텐츠 비중이 높아진다고 보면 된다"며 "문화의 다양한 발전을 저해하는 취지의 개정안"이라고 밝혔다.

한·미 FTA가 발효되면 자체 드라마 제작에 많은 비용을 들여야 하는 종합편성채널(종편) 사업자에게는 비용 절감과 드라마 편성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송진식·최희진 기자 truej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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